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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2기 취임식] 420억원 들인 '호화쇼'… 새벽까지 축하 무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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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식이 20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은 +14시간) 열린다. '자유 축복과 신성한 국방의무(병역에 대한 존경)'란 주제 아래 4000만 달러(420억원)를 들여 호화판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논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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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식 당일=부시 대통령은 20일 오전 9시 부인 로라 여사와 성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본다. 이어 의사당 서편 정문에서 낮 12시 취임식을 한다.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한다.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최선을 다해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는 내용이다. 상하원 의원, 대법관, 외교사절 등 귀빈 1000여명과 시민들이 이를 지켜본다. 한국에선 한승주 주미대사 내외가 정부대표로 참석한다.

하이라이트는 오후 2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퍼레이드다. 군.학교 밴드 등 1만1000명이 참가한다. 구간은 의사당.백악관을 잇는 컨스티튜션 거리에서 펜실베이니아 거리까지 2.7km다.

시민 50만명이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시내 9곳에서 취임 축하 무도회가 잇따라 열린다. 컨벤션센터, 유니언 스테이션 등지다. 부시 대통령은 주빈으로서 모든 무도회에 참석한다. 로라 여사와 춤도 춘다.

◆ 비판의 목소리=미국 언론은 "수만명이 희생된 지진해일(쓰나미) 복구용으로 미국이 내놓은 액수(3500만달러:최초에 발표한 액수)보다 사흘간 취임식 행사 비용이 더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쟁 대통령을 자처해온 부시가'테러와의 전쟁'중에 호화판 취임식을 치른다는 비난도 있다. 앤서니 와이너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주)은 "2차대전 중 취임식을 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파티를 거절하고 짧은 연설로 끝냈다"고 공격했다. 반전운동가들은 취임식 날 워싱턴에서 이라크전 미군 희생자를 상징하는 1000개의 관을 앞세우고 반 부시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엑손 모빌.AT&T.포드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장당 10만~25만 달러짜리 티켓들을 경쟁적으로 사들여 목표액 4000만달러를 너끈히 확보한 상태다. 미 대통령 취임식은 세금이 아닌 기부금으로 치러진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눈 도장 찍어라" 로비스트 총출동
비공식 파티도 성황 이룰 듯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행사가 열리는 사흘 동안 워싱턴에서 로비스트들의 비공식 파티가 성황을 이룰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로비스트들에게 취임식은 로비 대상인 의원 등 정계 인사들과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동안 직접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접촉해야 할 의원들을 미리 알아두고, 그들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놓는 것이 목표다.

공화당 로비스트 알렉스 보글(34)은 "전국의 유력 인사들이 오로지 축배를 들기 위해 한 도시에 모두 모이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사흘 동안 각종 파티.나이트클럽.콘서트 등을 다니면서 의원들과 어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비스트에게는 비공식 파티가 더 인기다. 취임식 준비 위원회와 무관하고, 부시 대통령도 직접 참석하지 않는 파티다. 그러나 명함을 교환하고 함께 어울리며 인간관계를 넓히기에는 더욱 편하다. 훨씬 재미있고, 생산적이라는 것이다.

한 로비스트는 "(공식 파티보다) 음식과 술이 훨씬 좋은 데다 자리가 소규모여서 참석자들이 더욱 친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독실한 신자인 부시 대통령과 친분
한국 기독교 지도자 대거 참석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박종순 공동회장(충신교회 목사), 정연택 사무총장, 김삼환 재단법인 아가페(기독교교도소) 이사장 등이다. 이들은 기념 리셉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리처드 루거 상원외교위원장,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 및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 등 정부여당 인사들이 여는 행사다.

국내 기독교 인사들이 단체로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초청장을 제공한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차관보는"이들은 공화당 지도층과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며 이번은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라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시 대통령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간에는 친분이 있다. 한기총은 2003년 6월 워싱턴에서 한.미 동맹 50주년 기념예배를 가졌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보좌관을 보내 관심을 표했다. 뒤이어 한기총 측에 감사 서한까지 보냈다고 한다.

이 밖에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의 사학재단 관계자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국회의원 20여명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갑.김효석(이상 민주당).신중식.최성(열린우리당).정의화(한나라당) 의원 및 김민석 전 의원 등 6명(17일 방미)▶신계륜.김태년.이인영.이종걸(이상 열린우리).안명옥.정형근.남경필.나경원.박형준(이상 한나라) 의원 등 9명▶박진.최병국(이상 한나라) 의원 등 2명(이상 18일 방미) 등이다.

이들은 취임식 뒤에 열리는 기념 무도회와 부시 대통령이 주최하는 촛불만찬에도 개별적으로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이 밖에 개인적으로 가는 의원들까지 합치면 취임식 참석자는 20명 수준"이라며"복잡한 국내상황을 의식한 듯 참석 계획을 막판에 취소한 의원들이 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4년 전 부시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때는 국회의원 40여명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한편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취임식에 참석하려다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실장은 친분이 깊은 강 차관보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취임식장을 찾는다는 계획을 지난달부터 진행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 돌 상원의원 등과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돌연 계획을 취소했다. 이기준 부총리 지명자 파동이 터진 전후의 일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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