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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핫 이슈] 6. 경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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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올해 법원 경매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밝다. 부동산가격이 하락세인 데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우량 물건이 쏟아져 기존 거래시장 못지않은 큰 장(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불황이 법원 경매시장엔 기회인 셈이다.

이 때문에 경매 대중화를 알린 외환위기 직후(1998~2000년)를 첫 전성기로 본다면 올해가 제2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한 고가 낙찰은 경계해야 한다.

◆경매 투자 환경 좋다=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은 46만9100여건으로 2003년(32만6800여건)보다 43% 늘었다. 부동산이 안 팔리고, 체감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물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는 올해엔 물건이 더 늘어날 것 같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기에 6개월 정도 후행하는 경매 특성상 지난해 하반기 사고가 난 물건들이 올해 줄줄이 경매에 부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0만~3000만원대의 값싼 연립.다세대주택부터 10억~20억원 이상의 강남권 고가 아파트까지 다양한 물건이 선보여 수요자의 선택 폭은 더 커질 것 같다.

경매 수익률도 커질 전망이다. 경매는 보통 감정평가에서 입찰까지 6개월 정도 시차가 벌어져 부동산값 하락기에는 감정가(최저입찰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가 그랬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물건들은 떨어진 시세가 감정평가에 반영돼 더 싼값에 낙찰할 수 있다.

세금도 줄었다. 경매의 경우 취.등록세를 낙찰가(실거래가) 기준으로 내야 했지만 지난 5일부터 등록세율이 1%포인트 인하돼 취.등록세가 종전 5.8%에서 약 4.6%(지방교육세 포함)로 낮아졌다.

법원의 소극적인 자세로 시행이 지지부진한 기간입찰제(법원에 가지 않고 우편으로 입찰 접수가 가능한 제도)가 올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참가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참여도 늘 것으로 내다본다.

◆종목별 투자 전략=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자신의 부동산자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아파트 등 주택은 상반기부터 적극 응찰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을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진 시세가 상반기 입찰 물건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감정가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물건 수(주거용)도 2003년 16만4000여건에서 지난해 28만여건으로 40% 늘어나는 등 당분간 증가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아직까지 응찰자는 많지 않아 낙찰가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5~10% 떨어져 유리한 편이다.

GMRC 우형달 사장은 "경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진다면 하반기엔 경쟁이 치열해져 낙찰가가 오를 수 있다"며 "강남권 입성을 원하거나 연립.다세대주택에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사람, 주거환경이 뛰어난 고가주택 구입 희망자들은 상반기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소액 투자자의 경우 서울 3차 뉴타운 예정지 인근의 빌라나 연립주택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2~3회 유찰되는 경우가 많아 시세보다 30~40% 이상 싼 4000만~5000만원 정도면 낙찰할 수 있는 물건이 많다. 소액으로 주택 여러 채를 사 임대사업을 할 만하다. 다만 임대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대학가나 환승 역세권 등으로 범위를 좁혀야 한다.

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하반기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다. 주택에 비해 지금 입찰되는 물건은 감정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지 않고, 우량물건도 적다. 수익형 부동산은 여유계층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택에 비해 경매에 부쳐지는 속도가 느린 만큼 올 2분기 이후 물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토지는 지난해 가장 인기를 끈 종목 중 하나다. 신행정수도 이전 등 토지시장에 호재가 많아 가격이 크게 올랐고, 경매로 낙찰하면 토지거래허가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논.밭.임야 등이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빠지면서 토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높을 전망이다. 신도시나 철도.도로, 기업도시 등 재료가 있는 곳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이 점은 알아둬야=일단 입찰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 거주용이라면 마음에 드는 물건에 적극 도전할 만하지만 투자용이라면 수익이 안 나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응찰 전에 반드시 주변 시세와 감정가를 비교해야 한다. 특히 주택 등 부동산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교 대상의 호가가 들쭉날쭉하다. 반드시 2개 이상의 중개업소를 방문해 최저가를 기준으로 응찰가격을 정해야 한다.

투자기간은 가급적 길고 보수적으로 잡는 게 좋다. 세 부담 때문에 단기 매매가 힘들 뿐 아니라 임대시장이 얼어붙어 자금운용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경락잔금대출 등 자금조달 방법이 있지만 금리가 연 6~10%대로 만만치 않고, 담보가 설정된 부동산은 임대놓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자금운용계획을 최소 2년 이상으로 길게 보고, 주거용→수익형 부동산 순으로 고루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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