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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악바리 이종욱’ 치고, 잡고, 훔치고 … 승리 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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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두산이 6연승을 내달렸다. 2위 삼성과 0.5게임차를 유지했고, 최근 주춤하고 있는 선두 SK도 추격권에 뒀다. 순위는 3위지만 기세는 앞의 두 팀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톱타자 이종욱(30·사진)이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종욱은 28일 목동 넥센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을 3할3푼3리로 끌어올리며 타격 5위를 유지했고, 도루는 22개로 늘려 5년 연속 30도루를 향해 달려갔다. 이종욱의 활약 속에 두산은 5-1 승리를 거뒀다.

이종욱의 악바리 근성은 대단하다. 턱뼈가 골절되고 발목을 삐어도 오뚝이처럼 떨쳐내고 끊임없이 치고 달린다. 지난해 6월초 수비 도중 동료 김재호와 부딪히며 턱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당했다. 당시 치료와 재활로 2~3개월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이종욱은 무서운 회복력으로 불과 한달 반만인 7월 중순에 돌아왔다. 그는 “또 다치더라도 몸을 사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LG전에서는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리고 말았다. 그러나 열흘 만에 부상을 떨쳐내고 21일 돌아오자마자 2안타를 때려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팀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도 정상 출전했다.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이종욱에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이날도 이종욱의 ‘허슬 정신’은 유감 없이 발휘됐다. 1회초 넥센 김민우가 친 중견수 앞 안타성 타구를 질풍처럼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로 멋지게 잡아냈다. 0-1로 뒤진 3회 무사 1·3루에서는 1타점 우전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빠른 발을 자랑이라도 하듯 3회와 5회에는 연이어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5회 김현수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이종욱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욱은 우전 2루타로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6회까지 2실점으로 근근이 버티던 넥센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3점을 추가로 내주고 말았다.

류현진(한화)과 장원삼(삼성)의 좌완 에이스 대결이 펼쳐진 대전에서는 삼성이 한화에 3-2로 승리했다. 삼성은 2-2로 맞선 9회초 김상수의 안타로 결승점을 얻었다. 한화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 2실점, 장원삼은 6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둘 다 승수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사직의 롯데-KIA전은 비로 취소됐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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