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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④끝 경주 역사유적·조선 왕릉

중앙일보

입력


불교문화와 신라왕조가 집약된 경주 유적지구

 천 년 동안 신라와 통일 신라의 도읍지였던 경주는 문화재 창고에요. 경주 역사유적지구는 다섯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불교문화의 보고로 알려진 남산 지구, 왕조 궁궐터인 월성 지구, 신라의 왕들이 잠들어 있는 고분군이 있는 대능원 지구, 신라 불교의 꽃인 황룡사와 분황사가 자리한 황룡사 지구, 경주를 지키는 산성 지구가 있습니다.

 남산 서쪽 기슭엔 과거에 우물이었던 나정이 있는데,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의 탄생지로 알려져 있죠. 나정 남쪽엔 포석정이 있어요. 신라 경애왕은 포석정에서 풍류를 즐기다 후백제의 침략으로 최후를 맞았다고 해요. 경주 남산은 수많은 절과 불상, 불탑이 있어 커다란 야외 박물관으로 불린답니다. 칠불암 마애석불,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삼릉 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 등 불상들이 많이 있어요. 월성 지구는 정치 중심지로, 통일신라의 발전과정을 볼 수 있는 지역입니다. 신라왕조를 이끈 김(金)씨의 시조 김알지가 탄생한 숲인 계림, 초승달 모양의 궁궐유적지 월성, 신라왕궁의 별궁 터인 임해전지 등이 있죠. 우리나라 첫 천문관측대인 첨성대도 있어요. 대능원 지구는 황남리·노동리·노서리 고분군과 오릉이 있어요.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천마도가 발견된 뒤 천마총이라 불리는 왕릉에는 수많은 유물이 발굴된 곳이죠. 불교 유적지인 황룡사 지구는 지금은 건물터와 목탑이 세워졌던 흔적만 있죠. 분황사도 대부분의 건물이 사라지고 모전 석탑만 남아 있답니다. 궁궐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월성과 경주로 침입하는 적군을 막기 위한 산성이 있습니다. 산성에는 동쪽의 명활산성, 서쪽의 서형산성, 남쪽에는 남산성, 북쪽에는 북형산성, 북서쪽에는 부산성 등이 있답니다.
 

조선 왕실과 풍수지리설을 보여주는 왕릉

 조선왕릉은 519년 동안 지속된 한 왕조의 왕과 왕비의 무덤이 완벽히 보존된 유적지입니다. 조선 왕조의 무덤은 총 119기인데 그 중 임금과 왕비가 있는 왕릉은 42기입니다. 이 중 40기가 2009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됐습니다. 왕의 무덤 자리를 결정하는 기준은 풍수지리였어요. 풍수지리는 물·산·땅·바람 등 자연 현상과 지형이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고 있습니다.

 조선 왕릉을 대표하는 곳은 서울 동쪽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이에요. 동구릉은 1408년 태조 이성계가 세상을 떠나면서 처음 조성되기 시작했어요. 태조가 묻힌 건원릉을 중심으로 여러 왕과 왕비, 후비 등이 묻히면서 현재 동구릉엔 17위의 시신이 묻혀 있어요. 풍수지리학자들은 태조가 묻힌 건원릉이 명당 중 명당이라고 해요. 서쪽엔 서오릉과 서삼릉이 있어요. 서오릉은 서쪽에 다섯 기의 능이 모여 있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이죠. 서오릉엔 덕종이 묻힌 경릉, 숙종과 인현왕후, 인원왕후가 묻힌 명릉, 영조의 정비 정성왕후가 묻힌 홍릉 등이 있어요. 서오릉 근처에는 인종과 인성왕후가 잠들어 있는 효릉과 희릉, 예릉이 있는 서삼릉이 있습니다.

 서울에도 능이 많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가 묻힌 정릉, 제3대 태종과 원경왕후가 잠든 헌릉, 제9대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가 잠든 선릉, 제13대 명종과 인순왕후가 묻힌 강릉, 제23대 순조와 순원왕후가 잠든 인릉 등 8곳의 왕릉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동구릉 동쪽 남양주시엔 제26대 고종과 명성왕후가 함께 잠든 홍릉과 마지막 왕인 제27대 순종과 순명왕후, 계비 순정왕후가 묻힌 유릉이 있습니다. 518년 동안 이어온 왕조의 종지부를 찍은 홍릉과 유릉을 함께 홍유릉으로 부릅니다.

<글·사진=이형준『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시공주니어) 저자
/일러스트=장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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