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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수성이냐, 반 민주 바람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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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8일 실시되는 광주시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민주당 장병완(58) 후보와 민주노동당 오병윤(53) 후보가 맞대결하고 있다. 장 후보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차관을 거쳐 장관을 지낸 예산 전문가다. 오 후보는 전남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 출신의 진보 정치인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인물론을, 민주노동당은 정치세력 교체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장 후보는 국정 경험과 예산 전문가라는 것이 장점이지만, 인지도가 낮은 게 단점으로 꼽힌다. 광주·전남에서 처음으로 ‘비(非) 민주당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오 후보는 상대적으로 강성 이미지가 부담이다.

이번 남구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공천=당선’ 등식이 다소 약해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위기감 속에 전력을 쏟아 붇고 있으며, 반(反) 민주 전선 구축에 성공한 민노당이 맹추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양측은 서로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상대를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후보 측은 “전략공천 이후 인지도가 오르면서 승기를 잡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은 “비 민주 야권 단일후보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내보인다.

이번 보궐선거의 쟁점 중 하나는 공무원의 월급조차 걱정해야 하는 남구의 열악한 재정 문제다. 남구의 올해 부족 재원은 인건비 79억6000만원, 국·시비 보조사업 부담액 97억6000만원, 자체사업비 40억원 등 274억원이나 된다.

장 후보는 “남구를 발전시킬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예산 전문가인 내가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을 종전의 두 배 이상을 가져와 남구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정부의 감세 정책 전면 재검토와 종합부동산세의 지방세 환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세제 개편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신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등도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한편 광주지역 교수 150여명은 22일 장병완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정책자문단 발대식을 가졌다. 자문단에는 조담·홍성우·한장희(이상 전남대), 차용훈·신용진(이상 조선대), 박혜자·신일섭(이상 호남대) 교수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단장은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정책자문단은 출범 선언문에서 “지역 발전과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장병완 후보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 시민사회단체 인사 782명은 광주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병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광주정신 구현과 새로운 정치지형 형성을 위해 야 4당, 시민사회의 단일후보 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을 견제하고 진정한 반MB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오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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