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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니 활용 수업 하이스트 학원에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학원가의 수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창의성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입시 전형과 교육과정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타임교육 하이스트 학원에서 첨단 멀티미디어 시스템(심포니)으로 학생 개인별 차이와 학습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수업을 실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심포니를 활용해 올 3월부터 4개월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관악하이스트 학원을 찾아가 과목별 수업 방법과 효과를 알아봤다.

수업에 적극적인 태도 보여

심포니 수업의 핵심은 학생들이 작은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펜으로 필기한 내용이 강사의 노트북에 실시간 전송된다는 것이다. 강사는 노트북 앞에 앉아 반 전체 아이들이 문제를 얼마나 풀었는지, 수업 요점 정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우수한 내용은 강사가 빔프로젝트를 통해 스크린에 띄워놓고 다른 학생과 공유하기도 한다.

김광후 수학 강사는 “심포니가 도입되고 수업 분위기가 가장 달라진 과목이 바로 수학”이라고 말했다. 강사가 개념을 설명하고 시범적으로 몇 문제를 풀이해주면 학생들이 문제집에 나와있는 여러 응용 문제를 풀어보는 것까지는 기존 수업 방식과 같다. 그러나 강사의 노트북 모니터로 학생들의 풀이과정이 전송돼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틀리는 부분을 실시간 체크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학생을 찾아내는 것이 다르다. 이후 강사는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하게 된다. 답은 같지만 풀이 과정이 다른 두 학생의 답안을 칠판 대신 사용하는 빔프로젝트 스크린에 나란히 띄워놓고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게 한다. 풀이 과정은 맞았는데 최종 연산에서 틀린 학생의 답안을 보여주며 주의해야 할 것들을 짚어주기도 한다.

강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을 일방적으로 듣는 것 보다 친구들의 답안을 보면서 배울점과 고칠 점을 찾아보는 게 훨씬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을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자기가 쓰는 내용을 강사가 보고 있기 때문에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이전과 달리 예습을 꼬박꼬박 해오는 편이다. 김강사는 “잘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답안이 공개되는 걸 자랑스러워한다”며 “한 교실에서 친구들끼리 경쟁심을 자극하게 돼 집중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친구의 공부 방법 따라하며 서로 도움 돼

최주희 과학 강사는 “심포니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서로의 공부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들과 결과물을 바로 비교하다보니 자신이 부족한 점이 뭔지 한 눈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최 강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노트와 문제 풀이 과정을 보여주면 다른 학생들이 눈빛부터 달라진다”고 수업 분위기를 전했다. 강사가 지도하는 것보다 친구들의 노트를 보면서 “저렇게 하니까 잘하는구나”라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최 강사는 최근에 있었던 수업을 예로 들었다. ‘인체의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나서 심포니를 이용해 학생들이 필기한 내용을 살펴보니 몇몇 학생들이 그림을 그려가며 필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성적 상위자들이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바로 스크린에 띄워 보여줬다. 다음 수업부터는 시키지 않아도 그림을 그리거나 마인드맵 기법을 활용해 노트 필기를 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최 강사는 “교사가 노트 필기 방법까지 일일이 코치하면 잔소리밖에 되지 않지만 아이들이 서로의 노트를 비교해보면서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어 수업도 마찬가지다. 김학본 영어 강사는 “심포니 수업을 시작한 뒤부터 아이들의 작문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친구들의 글을 함께 첨삭하면서 자신이 잘쓰지 않는 어휘나 문장 구조들도 접하게 돼 실력 향상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서술형·논술형 시험 대비에 적합

‘이 글의 제목을 시대적 배경과 연관지어 세 문장 이상으로 구성된 한 단락으로 설명하세요.’ 관악하이스트학원 인근 초등학교 6학년 국어과 중간고사에 등장한 서술형 시험 문제다. 유지현 국어 강사는 “심포니는 이런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수업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유 강사는 서술형·논술형 문제가 나오면 여러 학생들이 함께 해결하게 한다. 문제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모든 학생이 참여해 문제 속에 숨어있는 조건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게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강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기도 한다. 조건에 대한 해결방법도 학생들이 직접 추론하고 발표한다. 반 전체가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각자 답안 작성에 들어간다. 유 강사는 심포니를 통해 아이들이 쓴 내용을 확인하고 적절한 내용을 골라 스크린을 통해 공유한다.

토론 수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의 생각을 쓰라’는 문제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외모’나 ‘성적’ 등 학생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주제가 등장하면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쓴 답안을 나란히 스크린에 올려놓기도 한다. 유 강사는 “규칙을 정해놓고하는 토론은 아니지만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면서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사고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관악하이스트 학원에서 심포니를 활용해 수업하고 있는 강사들이 수업 방법과 효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후·유지현·김학본·최주희 강사.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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