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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칼럼

2010년 상반기 투자시장 결산

중앙일보

입력

삼성동 봉은사 앞의 모 호텔에서 불꽃놀이를 보면서 맞이한 2010년이 벌써 절반이나 흘렀다.남아공 월드컵으로 인해서 한달이라는 기간이 덥썩 지나가버려 다른 해보다 시간의 개념이 없어져 버린 듯2하다.그래도 투자시장에서는 많은 희비가 엇갈린 올해의 상반기 결산을 해보도록 하자.

2010년 상반기는 깜짝쇼의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다.아침에 자고나면 터지는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발 재정 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아 우리의 아침을 우울하게 만들 기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한 주 재정위기가 일리노이주,미시건,뉴욕주까지 번지면서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6.2 지방 선거 이후의 성남시의 깜짝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문제가 연결되면서 투자시장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에 이은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짝수해와 ‘0’으로 끝나는 해,대통령 임기가 3년차의 주식시장의 하락이라는 징크스를 여실히 무너뜨리면서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다.

전 세계적으로 그나마 2010년 상반기를 이끌었던 투자시장은 중국과 인도,호주와 한국 등이 아니었나 싶다.

전세계 주식시장은 3월까지만 해도 2008년 금융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찼지만 남유럽 재정위가 구체화되면서 주요국 증시와 유가,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불러왔고 반면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값의 상승을 불러왔다.

2009년말 1,682.77포인트로 마감했던 국내 증시는 2010년 7월 15일자 1,751.29포인트로 마감해서 일시적인 등락은 있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위안회 절상에 대한 희망이 커지면서 중국관련주나 내수관련 주들의 상승이 돋보였고 대표적인 중국관련 주식은 아모레퍼시픽은 6월에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펀드시장의 수익률은 예전만 하지는 못하지만 시장의 새로운 호재와 악재를 적극 반영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보인 펀드가 대거 나타났던 상반기였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상반기 수익률 상위 10개의 펀드의 구성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많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펀드는 ‘삼성 KODEX자동차 상장지수’펀드로서 주로 자동차 업종과 관련된 회사를 묶어서 투자했고 상반기에만 25.96%의 수익률로 전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대신GIANT현대차그룹 상장지수형’,’미래에셋맵스 TIGER SEMICON 상장지수’,’삼성KODEX반도체 상장지수’등 상장지수 펀드중에서 업종별로 투자되는 형태의 상장지수 펀드의 강세가 눈에 띈다.

오히려 수익률 하락 10개의 펀드중에서도 은행주에 투자되는 상장지수 펀드가 있는 걸 보면 같은 상장지수펀드중에서도 자동차,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 행진을 하반기에도 눈여겨 봐야 하겠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는 원자재와 인도시장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신한BNPP골드 1(주식)’펀드의 경우에는 상반기에 13.66%의 상승으로 금값 상승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펀드로 나타났고 이어서 인도투자펀드들이 2위부터 4위를 차지하고 있고 상반기 수익률 상승 10위권의 해외펀드 중에서 인도관련 펀드가 무려 6개를 차지한 걸 보면 올해 상반기는 인도투자의 시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 상반기 글로벌 국가별 주식시장의 동향을 살펴봐도 인도만이 유일하게 1.58% 상승한 걸로 나타났고 중국의 상해종합지수가 -26.82%,심천종합지수가 -21.31%,일본 주식시장은 -8.34%,브라질 -13.61%,미국이 -7.66%로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었다.

이처럼 올 해 상반기에도 여느해와 다름없이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는 시기였고 호재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는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서 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의 투자 전략은 국내시장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가면서 해외 및 원자재투자는 철저한 위험회피 전략을 함께 구사하기 위한 국내주식과의 상관관계나 분산투자를 고려해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고 보여진다.

상승하면 직선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고 하락하면 직선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등락을 계속 반복하면서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시장에 대한 관심 또한 놓치 말아야 하겠다.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