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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희 내사 착수 정보 이수동씨에 곧바로 알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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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 정권 들어 '검찰 내 최고 실세'로 일컬어지던 신승남(사진)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여권 주변 인사들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하거나 내사를 무마시켜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남겨놓고 있지만, 그동안 의혹을 키워온 검·권 유착의 실태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愼전총장과 金고검장은 2001년 9월 이용호씨 사건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가 도승희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자 이를 이수동 당시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곧바로 알려줬다. 都씨가 이용호씨에게서 받아간 5천만원의 사용처에 대한 수사에서 이수동씨의 연루 혐의가 나타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이수동씨와 여러 차례 식사 등을 하면서 都씨가 씨에게 이용호씨를 소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金고검장은 검찰총장실에서 씨에게 전화도 걸었다. "대검에서 都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것 같은데 형님은 걱정되는 부분이 없소? 옆에 총장님도 계십니다." 이에 씨가 "나는 별 일이 없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愼전총장이 전화를 넘겨받아 "특검도 예상되고 하니 조사를 안 할 수도 없고…정말 괜찮지요?"라고 되묻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1월 9일 안부전화를 한 차례씩 더 했고 중수부 수사에서 都씨가 5천만원을 쓴 것으로 결론나자 이같은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다. 씨는 두번째 전화를 받은 날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중수부의 都씨 소환 조사 직후 귀국했다.

그러나 차정일 특검 수사에서 문제의 5천만원을 都씨에게서 받은 사실이 드러나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愼전총장은 대검차장이던 지난해 1월 김홍업씨 측근인 김성환씨에게서 무역금융 사기가 드러나 해외에 도피 중이던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부탁받는다. 이에 서울지검으로부터 "불구속 수사가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고 김성환씨에게 "들어와 조사받아도 되겠던데"라며 수사방침을 귀띔해 줬다.

愼전총장은 지난해 5월 김성환씨의 부탁으로 울산지검장에게 평창종건의 뇌물 공여 및 불법 대출에 대한 내사를 빨리 끝내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울산지검은 곧바로 내사를 중단했고 대검 중수부는 최근 이 사건을 재수사해 심완구 전 울산시장을 구속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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