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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8강]美방송 "믿을 수 없는 드라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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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이 연장 접전 끝에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세계에 타전했다. AP통신은 "과거 다섯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이 8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며 "1966년 북한의 기적을 36년 만에 한국이 재현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한국이 월드컵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안정환 선수는 66년 북한의 승리의 환희를 한국에 다시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아나운서는 이탈리아가 1-0으로 리드한 상태로 후반 종료가 가까워지자 일본이 터키에 1-0으로 패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오늘은 주최국이 모두 탈락하는 날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에서 골든골로 한국이 승리하자 "믿을 수 없는 드라마, 믿을 수 없는 감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외쳤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하던 일본 아사히TV 진행자는 안정환의 골든골이 들어가자 감동과 흥분에 목이 메인 듯 "한국, 8강 진출입니다"라고 소리쳤다. 아사히TV는 이례적으로 경기 종료 이후에도 20여분간 한국팀의 뒤풀이 모습 등을 내보내면서 "감동적인 경기였다" "한국,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일본의 방송들은 히딩크 감독이 후반 중반 수비수들을 빼고 공격수들을 집중 투입한 점에 주목, "감독의 전술이 탁월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방송들은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 붉은색으로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응원단의 정열, 히딩크 감독의 과감한 전략 등 3박자가 한국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전역은 패배 직후 깊은 충격에 빠졌다. AP통신은 "로마 시민들은 후반 토티의 퇴장 이후 심판과 한국에 욕설을 하면서도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며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 모두가 믿기지 않는 듯 말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41도의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로마 시내 피아자 광장은 대형 스크린 앞에 많은 시민이 모여 흥분과 탄성을 뿜어냈지만 이같은 열기는 일순간 모두 얼어붙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도쿄=김진·오대영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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