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정전 공포’

무더위가 예보된 올여름, 전력 여유분이 간당간당한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자칫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 수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전 등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강제적인 에너지 절약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6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에너지 절약 대책에 따르면 전력 소비가 많은 전국의 586개 대형 건물은 12일부터 냉방을 할 때 실내온도를 26도 이하로 맞춰야 한다. 어기면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대상은 연간 2000t 이상의 석유를 태워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물들인데, 20층 이상이나 대형 할인점 규모면 이에 포함된다. 이어 8월 한 달 동안엔 전력 수요가 몰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간 10분씩 냉방기를 꺼야 한다.

　지경부는 또 단계별 비상조치 계획을 수립 중이다. 7월 셋째 주엔 전국 비상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올여름 예비전력은 460만㎾(전력 예비율 6.5%)로까지 떨어지게 된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올 1월의 470만㎾(예비율 6.9%)보다 적다.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지면 한전은 비상대책을 실행하게 된다. 예비전력이 1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아파트와 상가에 먼저 송전을 끊는 단계적 제한송전을 한다. 가동 중인 발전소가 하나만 고장나더라도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이다.

전력 부족은 기본적으론 경기회복에 따른 현상이지만, 에너지 불감증이 이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올 들어 가정과 사무실의 냉방전력 수요는 1년 전보다 17.5% 늘었는데, 이는 산업부문의 수요 증가율(10.6%)보다 훨씬 높다.

한편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됐다. 올 6월 전국의 최고기온은 평균 27.8도로 전국적으로 체계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

강찬수·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