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서라운드로 재생 공포 효과 배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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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사운드의 발달은 애니메이션의 상상 공간을 확대했고, 뮤지컬의 화려한 만개에 이바지했으며, 갱 영화와 공포 영화의 사실감을 높여주었다.

특히 최근에 제작되는 공포 영화는 DVD의 돌비 서라운드 재생에 힘입어 빈약한 내용을 잊게 만드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다. 목덜미를 낚아채는 듯 으스스한 효과음과 눈요깃감으로 그만인 세트로 한몫하는 최신 공포 영화 속으로 들어가본다.

윌리엄 말론 감독의 1999년 작 '헌티드 힐(The House on the Haunted Hill)'(18세·엔터원)과 스티브 백의 2001년 작 '13 고스트(13 Ghosts)'(18세·컬럼비아)는 유령이 깃든 저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집 자체가 공포와 미스터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공포 영화의 고전적 수법. 팀 버튼의 '유령 수업'에서부터 브래드 실버링의 '캐스퍼', 얀 드봉의 '더 헌팅', 브래드 앤더슨의 '세션 나인', 그리고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디 아더스'까지, 지나치게 큰 집에 사는 이들은 집 귀신을 각오해야 한다.

윌리엄 캐슬의 1958년 작을 리메이크한 '헌티드 힐'은 폐쇄된 정신 병원을 무대로 하고 있다. 유리를 많이 사용한 1930년대의 빅토리아식 저택을 재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DVD 메뉴도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는 방으로 디자인했다. 일곱명의 주인공을 흩어지게 만드는 무수한 방, 움직이는 벽과 바닥, 스테인드 글라스 등의 세트와 특수 효과, 사운드를 1958년 원작과 비교·설명하고 있다.

'13 고스트'는 유리와 금속으로 지어진 숲속의 저택이 무대다. 거대한 톱니 바퀴가 돌아가는 데 따라 문이 열리고 닫히는 집은 뉴욕의 과학 박물관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물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이 모던한 저택을 장식과 색채가 화려한 고대 유물로 채워 시공간감을 넘어서는 환상과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DVD의 부록을 지저분하고 불쾌한 12명의 유령(제목은 13이지만 유령은 12명이다)보다 저택과 유물 설명에 더 할애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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