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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분 1억 어려운 이웃에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고 싶습니다."

대구시 산하 공기업인 대구시환경시설공단 임직원이 올해 인상된 임금의 일부인 1억12만8000원을 대구시민들에게 반납했다.

환경시설공단은 하수 및 분뇨처리장, 쓰레기소각장 등 6곳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 김기무(58)이사장과 김강섭(43)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대구시를 방문, 이종진 환경녹지국장에게 "내년 예산에 편성해 불우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돈을 전달했다.

이 돈은 공단 임직원 303명(노조원 257명)이 올해 임금 인상분 3억여원 가운데 3분의 1씩을 떼 마련했다. 말단 직원부터 이사장까지 17만~70만원씩을 반납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 11월 말 간담회에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의 모습을 보이자"며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환경시설공단이 이처럼 임금 일부를 반납할 수 있었던 것은 노사화합 덕분.

양측은 지난 5월 노사 무분규 선언과 함께 근무시간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합의했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인원 증원이 필요했지만 노조는 주간 근무조를 늘리고 업무 강도를 높이는 등 자구노력을 해 필요인력을 대체했다. 임금 부담을 더 늘리지 않기 위해 시간외 근무도 제한하고 있다.

김 노조위원장은 "대구시로부터 매년 780억원의 운영.인건비를 받는 시 산하 공기업 입장에서 임금 인상 등으로 시민들에게 부담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공단 직원 274명은 '나누미 봉사단'을 발족해 월 1회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일손을 돕고 1000원 미만의 월급 잔액을 모아 복지시설에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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