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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현대음악제 5월 3일 개막 윤이상 첼로협주곡 국내 초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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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2002 아시아 현대음악제가 5월 3~9일 서울과 수원 등지에서 열린다. 아시아작곡가연맹(ACL)주최로 일본·홍콩·중국·대만·필리핀·태국·호주·이스라엘·뉴질랜드·키프로스·베트남 등 12개 회원국 출신 작곡가들의 최근작이 대거 연주된다.

'새천년의 아시아 음악'을 주제로 서울 예술의전당과 수원 경기문예회관에선 관현악곡, 금호아트홀·호암아트홀에선 실내악, 로댕갤러리에선 전자음악이 무대에 오른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현대음악제로는 1997년 국제현대음악협회(ISCM)페스티벌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95)의 '첼로 협주곡'(1976년)과 재독 작곡가 진은숙(41·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상주 작곡가)씨의 '바이올린 협주곡'(2002년)의 국내 초연 무대.

윤이상의 협주곡은 5월 3일 개막공연에서 곽승 지휘의 코리안심포니와 첼리스트 장한나(20)의 협연, 진은숙의 작품은 9일 폐막공연에서 사토 고타로 지휘의 서울시향과 바이올리니스트 비비안 하그너(26)의 협연으로 선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의 초청 작곡가이기도 한 진은숙의 작품은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지휘 켄트 나가노)가 위촉해 지난 1월 20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비비안 하그너의 연주로 초연된 작품. 하그너는 뮌헨 태생으로 뉴욕 맨해튼 음대에서 핑커스 주커만을 사사했으며 영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일본음악재단이 대여해준 스트라디바리우스'사세르노'(1717년산)로 연주한다.

80년 네덜란드에서 창단돼 현대음악 전문 실내악단으로 명성을 쌓아온 '뉴 앙상블'의 내한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피아노·타악기·만돌린·기타·하프·바이올린·비올라·첼로·피콜로·오보에·베이스 클라리넷 등 12명으로 구성된 악단이다. ACL이 이번 음악제를 위해 위촉한 박영란(한국)·라몬 파가욘 산토스(필리핀)·주슈아(중국)의 신작을 초연한다.

뉴 앙상블은 8일 호암아트홀 연주에서 '문화혁명 이후 중국의 신세대 작곡가들'이라는 타이틀로 탄둔·주슈아 등의 작품을 들려준다.

문화혁명으로 10년간 문을 꼭 걸어잠근 음악원이 문을 다시 연 78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선발된 우수한 재원들이 졸업 후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의 최근 작품 경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주슈아는 이번 음악제의 초청작곡가로 진은숙과 함께 워크숍을 이끈다. 탄둔의 '트리오 4개가 그리는 원'은 92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홀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12명의 연주자가 네 그룹으로 나뉘어 객석과 무대를 빙빙 돌면서 연주하는'움직이는 음악'이다.

아시아 작곡가 연맹은 74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창립된 현대음악 국제기구며 격년제로 현대음악제를 열고 있다. 서울 대회는 79, 93년에 이어 세번째다. www.aclkorea.org/ 02-2290-125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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