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게이트 수사기밀 이수동씨에 누출 혐의 김대웅 고검장 내일쯤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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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해 11월 대검 중수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 상황을 이수동(李守東·구속) 아태평화재단 전 상임이사에게 알려준 검찰 간부는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김대웅(金大雄)광주고검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기사 3, 26면>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金鍾彬검사장)는 9일 이수동씨가 당시 자신에게 전화를 한 사람이 金고검장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李씨에 대한 보강조사를 거쳐 金고검장을 이르면 11일께 소환키로 했으며, 이같은 통화 내용이 확인될 경우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李씨는 미국행 비행기를 예약한 지난해 11월 6일께 金고검장이 전화를 걸어 "대검에서 도승희(都勝喜·전 서울시정신문 회장)에 대해 곧 조사를 시작할 것 같은데 도승희를 조사하게 되면 혹시 형님에게 걱정스러운 부분은 없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별 걱정할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이용호씨의 G&G그룹 회계장부(자금일보)에서 都씨에게 5천만원이 지급된 내역을 확인, 이 돈이 평소 都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이수동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李씨는 그러나 사흘 뒤인 11월 9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 "아태재단의 이사 신분으로서 돈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 현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 뻔한데 도망갈 수 있겠느냐"며 "수사가 장기화하거나 구속될 경우 영주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李씨는 현재 미국 영주권자다.

李씨는 이날 진술 배경에 대해 "金고검장과의 인간적 정리 때문에 그동안 해당 간부가 누구인지 함구했지만 더 이상 감추는 것이 현 정부에도 누가 되는 것 같아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金고검장은 이날 밤 본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이수동씨에 대한 말들이 있어 지인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에 통화를 했을 뿐"이라며 "당시 대검 중수부의 수사 상황을 알지도 못했으며, 李씨에게 수사기밀을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金고검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당시 李씨와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된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을 소환조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박재현·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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