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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에 성적 표현까지…대놓고 막가는 어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X물에 튀겨죽일 놈” “X까는 소리 달나라 가서 하세요”

이 욕은 아이폰의 ‘대놓고 욕해줌’이란 어플리케이션(어플)에 ‘기본욕’으로 등재된 욕이다. 5일 출시된 이 어플은 7일 오후 2시 현재 무료 다운로드 3위다. 지난달 22일 출시돼 일주일만에 13만건의 다운로드를 올린 대박 어플 ‘대신욕해드림’의 후속판이다. 원판이 여성 성우의 목소리로 욕을 하는 반면, 이번 판은 남성 성우의 목소리로 욕을 하는 것이 다르다.

“어떤 성행위 자세를 선택할지 알려드릴게요.”

선정적인 문구와 사진으로 사용자를 유혹하는 이 무료 어플은 실은 다른 유료 어플로 연결되는 낚시성 어플이다. 한때 인기 상위 20위대까지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다른 무료 어플도 적나라한 표현으로 “다양한 성행위 자세를 알려주겠다”며 다양한 체위를 그래픽으로 묘사해놓았다.

“포르노를 원하면 구글로 가라.”

애플의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최근 사용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 말이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본사의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유해 성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을 보며 우려를 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우선 욕설 어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어린이ㆍ청소년들의 욕설 문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한 아이폰 사용자는 ‘대놓고욕해줌’ 어플 후기에 “어린애들도 아이폰을 많이 써서 이런걸 따라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든다”고 적었다. 또다른 사용자는 “동생이랑 여자욕 남자욕 켜놓고 욕배틀(서로 시합하듯 상대방에게 욕을 해대는 게임) 한다”며 웃었다.

성인물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Sex’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1000여 건의 어플리케이션이 쏟아진다. 성행위 자세를 묘사한 설명서부터 성인물 만화 등이다. 음담패설을 모아놓은 어플도 있다.

이런 성인물을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다. 17세는 애플이 정해놓은 성인물 기준 연령으로, 국내의 19세보다 2세 낮다. 17세를 인증하는 절차도 지나치게 간단하다. 성인용 어플 내려받기를 누르면 '17세 이상이면 확인을 누르세요' 라는 창이 뜬다. '확인'이라는 버튼만 누르면 별도의 인증 절차없이 어플을 내려받을 수 있는 것.

17세가 아니어도 성인용 어플을 다운받을 수 있는 길은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선 자신의 아이폰을 해킹해 신용카드 없이도 어플을 내려받는 이른바 ‘탈옥’이 유행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사실상 앱스토어의 모든 어플이 접근 가능한 것이다.

애플 관계자는 “모든 어플에 대해 철저한 심의를 거친다”며 “문제가 되는 어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행위 자세를 알려주는 어플이 수십개라는 지적에 대해선 “해외에선 고등학생들에게도 성행위 자세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정적 사진 없이 지식만 전달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욕설 어플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본사에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다면 (어플의 적합성에 대해)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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