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 리스트' 검찰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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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검찰총장 사퇴를 몰고온 '이용호 게이트' 폭풍이 검찰조직 전체를 휩쓸 기세다.

신승남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접촉한 검찰 간부들에 대한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고강도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14일 "愼씨가 접촉한 정황이 있는 검찰 인사들에 대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전날 愼씨에 대한 구속영장에도 '愼씨가 검찰 간부급 인사와 계속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주목 끄는 신승환 리스트=특검팀은 愼씨가 1백여명의 검사들의 이름과 직책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해놓은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다이어리에도 만난 검사들의 이름과 장소 등을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특검팀은 愼씨와 만났을 검사들의 명단을 만들고 만난 횟수와 금품 수수 여부, 그리고 이용호씨 수사 지휘 관련성 등을 도표로 작성할 방침이다.

愼씨와 접촉한 검사들의 숫자가 두자릿수 이상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전별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검찰 간부들의 수가 지금까지 확인된 두 명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품은 받지 않았더라도 愼씨와 식사 등을 함께한 검사들도 조사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때문에 검찰주변에선 이번 파문이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시 판사 5명.검사 25명 등 30명이 李변호사에게서 전별금 명목으로 수십만~수백만원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표를 내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 愼전총장도 조사할 듯=특검팀은 愼씨가 전 검찰총장의 동생이면서 명문교(서울고-서울대)출신인 만큼 검사들과의 개인적인 만남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2단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愼씨의 로비 의혹이 있는 인사들에게 1차로 서면 질의를 해 답변에 의심이 가는 인사들은 소환조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愼전총장도 최소한 서면 질의 대상에서 배제될 수 없을 것 같다.

그 역시 지난해 8월 10일께 오랜 만에 찾아온 동생 愼씨로부터 "李씨가 광주 사람인데 실력가더라. 나에게 사장으로 오라고 한다"는 말을 전해들어 '愼씨를 만난 검찰 간부' 중 한명이다.

◇ 검찰과 갈등도 커져=특검팀의 검찰내부 수사에 일부 검찰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특검이 마치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愼씨의 로비를 받은 것처럼 확인되지도 않은 사항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관계자는 "愼씨를 억지로 구속하느라 이용호 사건과 무관한 혐의를 갖다붙이는 비겁한 행위를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검찰은 흠집을 잡으려 할 게 아니라 결론을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며 검찰 간부에 대한 수사에 자신이 있음을 내비쳤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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