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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새 '명물 미술관' 센강에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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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파리 남서부 센강에 현대미술관이 들어선다. 빌바오 구겐하임.런던 테이트 모던 이후 유럽 최대의 프로젝트다. 프랑스 개인 컬렉션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장이다.

크리스티 옥션하우스를 비롯, 구치.이브 생 로랑.삼소나이트 등의 명품 브랜드, 시사주간지 르 푸앵, 콜로라도의 스키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 프랑수아 피노가 소장하던 1천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이곳은'피노 현대미술 재단'으로 명명됐다.

소장품 중 파블로 피카소.앤디 워홀.아메데오 모딜리아니.후안 미로 등의 회화.조각.사진.비디오는 20세기 후반 작품으로, 유럽 현대미술의 최고 컬렉션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오사카 태생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60)가 설계를 맡아 오는 2006년초까지 1억4천만달러(약 1천8백20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완공할 이 미술관은 센 강 하구의 삼각주 위에 정박해 있는 사다리꼴 우주선 모양으로 짓는다. 건물 규모는 파리 퐁피두센터와 비슷하며 빌바오 구겐하임의 두배에 달한다.

이곳은 1968년 5월 격렬한 노동자 시위로 프랑스 전역에 걸친 노조 파업의 불씨를 지핀 곳. 행정구역 상으로는 인구 10만명의 불로뉴 빌랑쿠르에 속해 있다. 피노는"현대미술에 대한 나의 사랑을 엘리트 집단뿐만 아니라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곳을 택했다"고 말한다.

'피노 재단'은 버려진 공장부지를 되살려 주변 도시인 불로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폐광촌을 문화도시로 만든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런던 테이트 모던과 비슷하다.

건축가 안도는 콘크리트 빌딩을 비단처럼 부드럽게 마감하는 건축가로 유명하다. 대학 근처에도 가보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한 그는 한때 프로 권투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유명한 건축물을 순례하면서 배웠다.홋카이도의 '물 위의 교회', 오사카의 '빛의 교회'는 공간과 빛의 특이한 사용으로 유명하다.

피노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합격한 시험이라고는 운전 면허밖에 없다. 목재상으로 출발한 그는 30년 전부터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10년 전부터는 매년 8백만달러를 미술품 구입에 투자했다. 그의 소장품 중에는 에드가르 드가의 청동조각 '작은 무용수'(약 1천2백30만달러)도 포함돼 있다.

이장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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