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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과도정부 구성 북부동맹이 사실상 장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북부동맹이 탈레반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할 과도정부에서 내각 대부분을 장악했다.

북부동맹과 로마그룹 등 4개 정파 대표들은 5일 독일 본에서 앞으로 6개월간 지속될 30인의 과도정부 내각 구성안에 최종 합의, 자히르 샤 전 국왕 지지세력인 로마그룹 계열의 하미드 카르자이 파슈튠족 사령관(46)이 총리를 맡는 대신 북부동맹이 핵심요직을 차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타지크계인 압둘라 압둘라 북부동맹 외무장관과 유니스 카누니 내무장관, 압둘 카심 파힘 국방장관이 과도정부에서도 그대로 직책을 맡게 됐다.

북부동맹은 이들 핵심 부서를 포함해 15개 부서 및 부총리 3석 등 총 18석을 차지, 주도권을 장악했다.

로마그룹은 총리를 비롯해 부총리 2석과 8개 부서 등 총 11석을 차지했고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파슈툰족 세력인 페샤와르그룹이 1개 부서를 차지했다.

종족별로는 파슈툰족이 11석, 타지크계가 8석, 하자라계가 5석, 우즈베크계가 3석을 각각 차지했고 그밖의 소수세력에 3석이 돌아갔다.

1996년 탈레반에 의해 축출됐으나 법률상 대통령 자리를 지켜온 부르하누딘 라바니는 내각에서 제외됐다. 이는 새 정부 건설에는 젊은 정치집단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현지 관측통들은 분석했다.

미국과 유엔은 6일 합의타결을 환영했으며 북부동맹을 적대시해온 파키스탄도 일단 환영을 표시했다. 또 유엔 안보리는 합의를 지지하는 결의안 채택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북부를 장악한 압둘 라시드 도스툼 우즈베크군 사령관이 6일 우즈베크계가 합의에서 배제됐다며 과도정부를 보이콧하고 나서는 등 아프가니스탄 내 군벌들이 반발 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어 과도정부 출범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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