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컵] "녹색의 戰場 2등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월드컵은 세계 최대의 축구 잔치인 동시에 축구 스타들을 위한 최대의 무대이기도 하다. 다음달 1일 조 추첨이 끝나면 본선 진출 32개국은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전세계 축구팬들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다리게 된다. 21세기 들어 스타들의 첫 경연장이 될 2002 한.일 월드컵에 등장할 각 포지션별 축구 영웅은 누구일까.

◇ 스트라이커

긴 머리를 휘날리며 힘찬 몸놀림으로 골을 뽑아내는 '바티골'의 주인공인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32.AS로마)는 1994년 미국 월드컵 그리스전, 98년 프랑스 월드컵 자메이카전에 이어 내년 월드컵에서 세 대회 연속 해트트릭에 도전한다.

어떤 위치에서도 골을 만들어내 '득점기계'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남미예선 득점왕(9골)인 에르난 크레스포(26.라치오), 신예 하비에르 사비올라(20.바르셀로나)와 함께 아르헨티나 우승의 첨병이다.

체구는 작지만 폭넓은 시야와 빠른 발로 월드컵 유럽예선 독일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의 주전 골잡이로 부상한 마이클 오언(22.리버풀)과 니콜라 아넬카.다비드 트레제게를 제치고 프랑스의 '1인자'골잡이 자리를 꿰찬 티에리 앙리(24.아스날), 스페인의 자존심 라울 곤살레스(24.레알 마드리드)는 노장 바티스투타에게 도전장을 내민 신예 스트라이커의 선두 주자들이다.

98년 월드컵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의 주인공 호나우두(24.인터밀란)는 지난 2년 동안 부상으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최고의 골잡이로 통한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발재간을 자랑하는 그의 두 발에 추락한 브라질 축구의 부활이 달려 있다.

◇ 미드필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29.레알 마드리드)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다. 강력한 슈팅.날카로운 프리킥은 물론이고 넓은 시야를 갖춘 게임메이커로서 경기 조율 능력도 탁월하다.

비록 98년 월드컵 때는 사우디아라비아전 때의 퇴장기록으로 인해 골든볼을 거머쥐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골든볼 '0순위'다.

'지존' 지단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최고의 윙플레이어인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29.레알 마드리드)다. 빠른 발을 이용한 오른쪽 돌파에 이은 환상적인 센터링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물론 천부적인 슈팅 감각도 지녔다.

수려한 외모를 가진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마이클 오언과 함께 잉글랜드를 우승으로 이끌 양대 견인차다.

외모만큼이나 빼어난 그의 오른발 프리킥과 센터링은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다. 젊은 나이지만 잉글랜드의 주장을 맡고 있다.

윙플레이어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브라질의 히바우두(29.바르셀로나)다. 오른발잡이 베컴과는 반대로 왼발에 있어서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는 델 피에로를 밀어내고 이탈리아 대표팀 배번 10번을 단 프란체스코 토티(25.AS로마)와 아르헨티나의 '젊은 마녀'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인트 모션의 달인 나이지리아의 제이제이 오코차(28.파리생제르망)도 눈여겨 봐야 할 선수들이다.

◇ 수비수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인 '빗장수비'의 계승자 파올로 말디니(32.AC밀란)는 내년이면 월드컵 본선 무대만 다섯번째다. 팀은 98년 월드컵 8강 프랑스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팀의 주장인 말디니는 티에리 앙리를 꽁꽁 묶으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탈리아 못지 않게 탄탄한 프랑스 수비의 주축은 역시 릴리앙 튀랑(29.유벤투스)과 마르셀 드사이(33.첼시)다.

오른쪽 윙백인 튀랑은 골감각까지 탁월해 98년 프랑스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두 골을 연거푸 터뜨려 승부를 뒤집으면서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드사이는 은퇴한 로랑 블랑의 공백을 메우며 중앙수비수로서 프랑스 수비진을 진두지휘한다.

'초호화 군단' 브라질에서 공격수 못지 않게 주목받는 선수가 좌우 윙백인 호베르투 카를로스(28.레알 마드리드)와 카푸(31.AS로마)다. 카를로스는 신장 1m68㎝의 단신이지만 1백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UFO킥'으로 불리는 시속 1백50㎞짜리 왼발 프리킥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 골키퍼

98년 월드컵에서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파비앙 바르테즈(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본선 일곱 경기에서 단 두 골만을 내준, 말 그대로 '신의 손'이자 팀 우승의 숨은 공신이었다.

96년 유럽선수권 루마니아전에서 처음 A매치에 데뷔한 뒤 줄곧 프랑스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파라과이의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6.스트라스부르)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스타 골키퍼다.

프랑스 월드컵이 끝난 뒤 FIFA 테크니컬그룹이 선정한 올스타팀에 바르테즈와 나란히 골키퍼로 뽑혔다.

파라과이 최후방에서 팀을 조율하는 것은 물론 뛰어난 왼발 킥으로 '골 넣는 골키퍼'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