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은 기자
구두는 순우리말 같지만, 사실 일본어 ‘구쓰(靴·くつ)’에서 온 말이다. 1880년대 개화파 정치인·외교관들이 처음 구두를 들여와서는 서양신발이란 뜻으로 ‘양화(洋靴)’ 또는 ‘양혜(洋鞋)’라 불렸다. 그 뒤 일본에서 제화기술을 배운 사람들이 서울에 양화점을 차리면서 일반에 보급됐고, 그때부터 이름도 일본말 그대로 ‘구쓰’라 했다. 구두는 그것이 변한 것이다. 원래 ‘구쓰’는 구두라는 뜻 이외에 신발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우리말에선 가죽 신발만을 가리킨다.
남자 구두
남자 구두는 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일단 양쪽 구멍에 끈을 끼워 발등을 조여 신는 구두가 ‘레이스업 슈즈 (race-up shoes)’다. 일부에서는 옥스퍼드(Oxford) 슈즈라고도 하는데 17세기 영국의 옥스퍼드대 학생들이 워커를 복사뼈 아래로 잘라 신었던 기원 때문이다. 이와 달리 끈으로 묶지 않는 구두는 슬립온(slip-on) 슈즈라 부른다. 이것은 발등에 고무줄이 있어 신고 벗기가 편한 것이 장점이다. 끈과 고무줄이 모두 없는 신발은 따로 ‘스텝인(step-in)’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레이스업 슈즈 중 구두 코에 아무 장식이 없는 구두다. 가장 전통적·기본적인 형태로 정장뿐 아니라 캐주얼 재킷·셔츠 차림에도 어울린다. 사회 초년생에게 가장 무난하다.
2 윙팁(wing tip)
구두 측면에까지 블로깅(broguing:뚫거나 바늘땀을 뜬 장식)이 있는 구두다. 장식 모양이 마치 날개를 펼친 새와 닮아 ‘윙팁’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세련되고 멋스러워 스포츠 재킷·셔츠 차림까지 폭넓게 신을 수 있다.
3 스트레이트 팁(straight tip)
블로깅이 앞코에만 디자인됐다. 튀지 않으면서 싫증나지 않는 스타일. 검소하고 고결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공식적인 장소에는 물론, 관혼상제 어느 때나 어울린다.
4 더비(derby)
5 몽크 스트랩(monk strap)
끈 대신 발등에 버클 장식이 있다. 스포티한 옷까지 무리 없이 어울리며, 검정·갈색 소가죽이나 짙은 갈색의 스웨이드 소재가 흔히 쓰인다.
6 모카신(moccasin)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슴 가죽으로 만든 신발에서 유래했다. 털가죽 1장을 발바닥에서 발등에 걸쳐 보자기로 싸고, 발목엔 가죽끈을 꿰어 묶어 신었던 것이 원형이다. 그러다가 윗부분을 잘라내는 대신 U자형의 단단한 가죽을 대고, 구두 밑창도 따로 붙이는 형태로 발전했다.
7 로퍼(loafer)
‘모카신’의 미국적인 변형이 로퍼다. 발등에 가죽(에이프런)이 덧대어져 발등을 눌러주고 꽉 잡아줘 신었을 때 안정감을 준다. 특별히 에이프런에 반달 모양의 구멍을 낸 구두를 특별히 페니로퍼(penny loafer)라고도 부른다. 캐주얼한 옷에 어울리지만 수트와 입으려면 검정 로퍼를 고르면 된다. 로퍼는 영어로 ‘게으름뱅이’의 뜻.
발등에 작은 술(태슬)이 달려 있는 구두. 프랑스 궁중에서 신던 실내용 구두에서 유래했다. 과거엔 로퍼만큼 젊은 층에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유럽 중년들이 정장과 맞춰 신는 경우가 많다.
9 보트 슈즈(boat shoes)
보트나 요트 갑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 밑창 단화를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데크슈즈(deck shoes)라고 불리기도 한다. 발등 부분이 부드럽게 U자형으로 꿰매져 편안하고 활동적이며 남자 구두 중 가장 캐주얼하다. 반바지를 입거나 바지를 발목까지 걷어 입을 때 어울린다. 단 맨발이어야 한다.
여자 구두
여자 구두는 종류·소재·높이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좌·우·앞·뒤 어디가 트이고 막혔느냐 등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10㎝ 굽의 구두 하나를 놓고도 킬힐, 스텔레토힐, 하이힐 펌프스 등 서너 가지 이름이 붙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정장용 여성 구두다. 지퍼·끈 등으로 묶지 않고 발등이 드러나는 디자인이면 통상 펌프스라 한다. 프랑스 루이 15세의 연인이었던 마담 폼파돌이 애용하면서 당시 일반인에게까지 유행했다. 굽 높이에 따라 하이힐·미드힐·로힐 펌프스로 나뉘며, 노출 부분에 따라 사이드오픈(측면)·토오픈(발가락) 펌프스 등으로 불린다. 또 웨딩·파티 등 특별한 날을 위해 화려하게 만든 구두는 이브닝 펌프스라 불리기도 한다.
2 플랫슈즈(flat shoes)
플랫슈즈(flat shoes):굽이 2㎝를 넘지 않는 단화로, 이름처럼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있는 모양새다. 앞에 보통 리본 장식이 달려 ‘발레리나 슈즈’라고도 한다. 로퍼처럼 편하게 신지만 발등이 드러나 스커트나 원피스 등 여성스러운 옷차림에도 어울린다.
3 메리 제인 슈즈(mary jane shoes)
발등을 가로지르는 스트랩이 있으면서 앞코가 둥근 신발이다. 발레리나 슈즈와 비슷한 느낌. 소녀들이 교복·정장차림에 주로 신는다. 3㎝ 미만의 낮은 굽이 대부분이나 요즘은 높은 통굽에서도 응용하는 경우가 많다.
4 뮬(mule)
슬리퍼 형태의 구두다. 중세 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뒤가 트인 빨간색 실내화가 유행이었던 것이 시초. 뮬이라는 명칭도 빨간색 물고기 이름에서 따왔다. 뮬은 17세기부터 굽이 달리면서 실외화로 변했고 이제는 한여름 샌들로 일반화됐다.
5 슬링백(sling-back)
앞은 구두처럼 막혀 있고 뒤는 샌들처럼 끈(슬링)으로 돼 있는 것이 정석. 하지만 요즘엔 발가락이 보여도 슬링백 범주에 넣는다. 발 뒤축이 보이기 때문에 ‘오픈백’으로 불리기도 한다. 맨발과 샌들이 아직 이른 봄·여름 간절기에 가장 많이 신는다.
6 통(thong)
앞에서 봤을 때 ‘T’자의 스트랩으로 디자인된 샌들. 업계에선 ‘조리’로 불린다. 엄지·검지 발가락 사이에만 줄을 끼워 신는 슬리퍼로 한여름에 가장 많이 신는다. 일본의 ‘게다’도 통의 일종이다.
7 부티(bootee)
복사뼈를 겨우 가리는 길이의 반 장화형 구두다. 옆에서 보면 발목이 보일듯 말듯 하지만 앞에서 보면 발등이 깊게 파인 것이 많아 부츠와 하이힐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부츠보다 날렵해 보이고 신고 벗기에 편한 것이 장점이다.
8 부츠(boots)
발목 이상으로 길게 올라오는 신발의 통칭이다. 처음엔 방수용으로 나왔으나 이제는 겨울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 됐다. 롱부츠는 보통 가죽이 정강이까지 올라갈 때(35~38㎝ 안팎)를 말하며 ‘니하이(knee-high)부츠’라고도 한다. 부츠가 허벅지까지 올라갈 땐 ‘오버니(over-knee) 부츠’ 또는 ‘사이하이(thigh-high) 부츠’, 발목을 가릴 땐 ‘앵클(ankle) 부츠’라고 한다.
9 웨지힐 (wedge heel)
옆에서 보면 발바닥 안쪽까지 굽이 이어져 삼각형으로 보이는 신발이다. 구두 밑창에 쐐기형 굽이나 징을 붙인 것 같다 해 붙여진 이름으로 ‘가보시힐’이라고도 불린다. 흔히 앞 부분에도 2㎝ 이상의 높이를 더해 높은 굽을 신을 때 발목의 부담을 덜어주는 디자인이다.
10 플랫폼 (platform)
언뜻 보면 펌프스 같지만 앞부분에도 2~3㎝의 굽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굽이 높아지면서도 일반 하이힐보다 발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장점. 우리가 알고 있는 통굽도 이에 속하고 웨지힐 슈즈도 플랫폼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11 글레디에이터 슈즈(gladiator shoes)
발목까지 가죽끈으로 여러 번 동여매는 구두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 나왔던 로마 시대 전사의 모습을 재현해 붙여진 이름. 올해 유행하는 밀리터리룩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두다.
자료 제공 금강제화·지미추·벨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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