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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TV영화] MBC '컵'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 컵 (MBC 밤 12시25분)=티베트어로 만들어진 첫 장편 영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히말라야 사원에까지 불어닥친 월드컵 열병을 토대로 했다. 산속 깊숙한 수도원에서 불교의 엄격한 규율과 티베트의 생활 양식을 지켜가는 스님들이 축구라는 바깥 세상의 '요물' 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성과 속,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마찰을 빚고 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과장하지 않고 설득력있게 전한다.

열네살 승려 오기엔(잠양 로드로)은 친구와 함께 마을 가게에서 월드컵 준결승전을 보는 모험을 감행하지만 돌아오다가 호랑이 스님 케코(오기엔 토트얄)에게 걸리고 만다. 규율을 어긴 죄로 식사당번까지 하게된 오기엔은 어떻게든 결승전까지 보겠다고 나서는데….

감독 키엔츠 노부는 실제 티베트 불교지도자이며 배우들 역시 직업 배우가 아닌 실제 스님들을 기용해 화제가 됐다. 토론토.뮌헨.부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2000년작. 원제 Cup.★★★☆

*** 토파즈 (KBS1 밤 11시20분)=레온 유리스의 동명 베스트 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후기작. 1960년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았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영화화했다. 구성이 지나치게 복잡한데다 반공 메시지 때문에 개봉 당시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가 나아져 '히치콕의 결점있는 걸작' 으로 분류된다. 히치콕 특유의 연출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재미도 덜 하지만 구성이 뛰어나고 색채 사용에서 실험성을 인정받았다.

69년작. 원제 Topaz.★★★☆

*** 인터뷰 (SBS 밤 10시50분)=심은하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다. 심은하의 상대역으로는 이정재가 호흡을 맞췄다. 일상을 더듬는 잔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 진실과 허구,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구분에 의문을 던지며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큐멘터리 감독 은석(이정재)은 보조미용사로 일하는 영희(심은하)를 본 뒤로 줄곧 그녀를 카메라에 담는다. 영희는 백골부대에 간 남자 친구를 면회가는 길에 은석의 동행을 허락한다. 단편 '호모 비디오쿠스' 로 주목받았던 변혁 감독의 데뷔작. 세련됐지만 관객의 정서를 움직이는데는 실패했다.

2000년작. ★★★ (★5개가 만점)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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