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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15분 폭발” 의혹에 군 “9시19분 일상적 교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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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일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SSU 잠수사들 중 고통을 호소한 대원들이 광양함 감압챔버에 들어가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폭발 시간이 26일 밤 9시15분인지, 9 22분인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방부 발표는 지진파가 측정된 시간인 9시22분이지만 일부 언론에서 9시15분으로 기록된 상황 일지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MBC가 3일 밤 공개한 천안함 관련 ‘최초 상황 관련 일지’에 따르면 해군 2함대사령부가 작전사령부에 발생 시간을 9시15분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직후 9시16분 천안함 폭발 현장에서 7~8㎞ 떨어진 백령도 33방공진지에서 폭음을 감지했다고도 일지에 적혀 있다. 실종자 친지들이 ‘문자메시지가 끊긴 시간’이라거나 ‘비상이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말한 시간대와 거의 같다. 그 뒤는 국방부 발표와 유사하다. 9시20분 해안초소 초병이 폭발음을 들었고, 백령도 지진관측소가 규모 1.5의 지진파를 탐지했으며, 천안함과의 KNTDS(해군 전술통제체계), 작전위성통신이 두절됐다는 것이다. 일지가 사실이라면 천안함이 6분 사이에 두 번의 폭발로 침몰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박정이 민·군 합동조사단장(육군 중장)은 4일 브리핑에서 “밤 9시19분 천안함과 2함대사 간에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평온한 상호확인 절차의 교신이 한 차례 있었다”며 신빙성을 부인했다. 19분의 교신은 국제상선통신망 기록을 확인한 것이라고 한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일지가 군이 사용하는 양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날 “9시16분 백령도 해병 방공진지에서 폭음 청취는 (2함대사) 상황병이 9시45분에 보고를 받으면서 발생 시간을 10시16분이라고 잘못 적었다가 지적을 받고는 ‘9시16분 같다’며 다시 정정한 것”이라며 “초창기에 병사들이 받아 적으며 정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9시16분에 실종된 승조원과의 문자가 끊겼다는 여자 친구의 증언에 대해선 “이 승조원의 어머니가 9시20분에 통화했다는 증언도 있다”며 “폭발 시간 9시22분은 우리가 과학적 데이터를 동원해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지진파가 두 차례 탐지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9시22분 이전에 감지된 지진파는 전혀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22분에 감지된) 지진파 파동을 필터 분석으로 하면 30초 뒤쯤 최초 규모의 40분의 1 정도인 일반 노이즈보다 작은 파장이 감지되지만 그걸 2차 폭발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기식 합참 처장은 “(실종자 중) 함미 조타실에 5명이 있었던 것은 비상상황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체력 단련실이 있어 휴식 중 운동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효식·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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