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가뭄대책 감시 기능 제대로

중앙일보

입력 2001.06.18 00:00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주에는 혹심한 가뭄, 항공사 파업, 6.15 공동선언 1주년 관련기사가 많았다. 한 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한 뉴스를 기대하고 아침에 신문을 펼쳐드는 독자들로선 답답함이 앞섰을 것이다.

다행히 일부 지역에서나마 간간이 단비가 내렸으며, 대한항공 파업이 끝나면서 노사분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북.미 협상이 재개됐다는 뉴스가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풀어주었다.

중앙일보는 가뭄 현장을 생생히 보도하면서 '가뭄 함께 이겨냅시다' 라는 슬로건을 걸고 "물 한방울이라도, 절수운동 확산" (12일 1면), "하천 저수지 준설 지금이 적기" (12일 3면), "미래는 물전쟁" (12일 11면), "물관리 이대론 안된다" (16일 27면) 등의 기사에서 물 부족 실태와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14일 사설에서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책은 1994년 가뭄 때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되풀이한 데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가뭄이나 홍수 때마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을 보이지만 어려운 상황이 지나면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소홀해지기 쉽다. 귀중한 생명자원인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데 이 과제는 '기초를 다지자' 라는 2001년 중앙일보의 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일보가 이러한 국가적 과제에 대한 언론의 감시기능을 지속적으로 해 줄 것을 기대한다.

예를 들어 94년 7월 25일자 2면에는 "정부는 농업용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백6건의 대.중규모 농업용수개발 사업을 98년까지 조기 완공키로 했다" 는 기사가 실려 있는데 보도 내용대로 농업용수가 제대로 개발되었는지 궁금하다.

신문기사든 정책이든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룬다면 다음 가뭄 때는 피해가 훨씬 적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편 15일 9면에는 "TV뉴스 공정심의 하긴 하나" 라는 제목으로 TV뉴스의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 태도를 꼬집었다. 그런데 같은 면에 국제기자연맹 서울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 관련 기사( '언론개혁 뒤에 있을 정치적 의도 경계' )는 비슷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 기사만 보면 이번 결의문의 주요 내용이 현 정부의 언론개혁 조치에 숨어있을지 모를 정치적 의도를 경계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결의문을 자세히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개혁 운동이 한국 언론의 당면과제인 독립성 확보 및 전문성 제고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전반적인 기조다. 결의문 전체 내용을 균형있게 소개하지 않은 채 한쪽 면만을 부각했다는 느낌이다.

북한 상선의 NLL 침범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가는 가운데서도 13일 1면 "6.15선언 1년 여론조사" , 14일 8면 "그루지야 공화국 대통령 특별 인터뷰" , 15일 1면 "6.15공동선언 그때 그리고 오늘" 등의 기획은 차분하게 지난 1년을 평가하고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15일 9면 '언론인회 토론회' 기사에서 인용된 바와 같이 "북한 보도에는 기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감상주의와 낭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는 데 동의하며, 이같은 전문기자들의 노력이 있어서 질 높은 분석기사가 실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문기 <한국은행 외환운영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