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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환경운동 조직화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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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교계 환경운동이 개별 사찰의 이해를 떠나 보다 조직화해 사회적 이슈까지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불교계의 환경운동은 대개 개별 사찰이 자기 절 앞마당의 개발을 저지하는 방어적 차원이 주류를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불교계 환경운동단체가 연대해 하나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전국 주요사찰의 주지 스님들이 나서 새만금 사업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전국 본사주지연합회에서 내놓은 '새만금 갯벌 살리기' 결의문은 특히 이례적이다. 불교계를 사실상 이끌어가는 중추인 주요 사찰의 주지들이 자기 절의 이해가 걸리지 않은 사안, 더욱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회의에는 전국 24개 본사 중 14곳의 주지들이 모였다. 이들은 새만금 문제에 대해 팽팽한 토론을 벌인 뒤 "정부는 새만금 사업과 관련, 자연환경과 국익을 신중히 고려해야한다" 는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이들은 보다 구체적인 반대의사를 담은 성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명 참가자는 법장(수덕사).일면(봉선사).다정(백양사).현봉(송광사).진허(마곡사).종걸(화엄사).통광(쌍계사).법의(은해사).보선(대둔사).법현(선운사).신허(통도사).성덕(동화사).원행(월정사)스님과 신흥사 부주지 마근 스님 등이다. 법주사 주지 지명 스님은 회의에 불참했으나 취지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

17일 준비모임을 겸한 토론회를 연 '새로운 불교환경단체 결성 준비위원회' 도 주목되는 변화의 움직임이다.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인 현응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불교생명사상과 환경운동의 모색' 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가진 뒤 기존의 불교계 환경운동단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키로 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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