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총리 '독도 망언' 한·일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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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리 요시로(森喜朗.얼굴)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본 방문 직전 KBS와의 인터뷰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는 일본 땅" 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밝혀져 한.일간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각종 시민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영유권 전쟁의 선전포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면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도 외교통상부 논평을 통해 모리 총리의 발언을 정식 반박했다.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도 독도는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 이며 "일본의 누가, 무슨 얘기를 해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 이라는 게 그 요지다.

하지만 정부는 모리 총리의 발언을 '망언(妄言)' 이나 '극언(極言)' 으로는 규정하지 않고 논리적이고 차분한 어조로 우리의 주장을 펼쳤다.

'독도를 국제적 분쟁지역으로 만들겠다' 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정부의 기본입장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은 그동안 독도에 대한 한국의 평온한 '실효적(實效的) 지배' 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영유권(領有權) 분쟁을 일으켜 왔다" 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외무성이 매년 발간하는 '외교청서(外交靑書)' 에는 한차례도 빠짐없이 '독도는 일본 땅' 이라고 적시돼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 총리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전례가 없어 외교부는 내심 긴장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역대 총리가 의회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적은 있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 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마당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보려는 일본의 계산된 의도에 말려들 이유가 있겠느냐" 고 반문했다.

이철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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