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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386] 2. <경제> 나눔은 좋으나 내 것은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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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35세의 포스트386세대는 386세대(36~45세)보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에 더욱 호감을 갖고 있으며, 시장개방에도 더 적극적이다. 이들은 또 직장보다 '내 일'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사회 참여에 대한 관심은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최근 창간 39주년을 맞아 송호근(서울대.사회학)교수와 공동 기획한 '포스트386세대와 386세대의 경제관 비교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이 조사는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소장 석현호 교수)의 '한국종합사회조사'(KGSS)를 바탕으로 했다.

'자본주의란 말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포스트386세대는 물질적 풍요(30.2%), 386세대는 빈부격차(29.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쟁과 효율성을 연상한다는 응답 비율도 포스트386들이 386세대보다 약간 더 높고, 부정부패와 착취라고 답변한 비율은 더 낮았다.

포스트386세대들은 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386세대보다 더 긍정적이다. '국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외국 상품의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거나 '외국 회사들이 한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86세대들이 더 많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전무는 "포스트386세대들은 자본주의와 세계화를 대세라든가 '주어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다른 대안이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포스트386세대들은 직장에 대한 충성심이 386세대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거나 '다른 직장에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옮기지 않겠다'는 사람은 386세대에서 더 많았다.

박상준(국민대)교수는 "포스트386들이 더 개인주의적이란 얘기"라면서 "월급이 많은 곳으로 보다 손쉽게 옮기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회사가 시키면 항의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386세대가 더 많지만 '흥미있는 일이 중요하다'는 응답 비율은 포스트386세대가 더 높다.

김영욱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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