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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나이 국내 최고령은 109세 최애기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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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 최고령자는 누구며, 몇살일까'. 그동안 120살이 넘는 장수 노인이 생존해 있다는 주장 등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팀이 30일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결과를 공개했다.

'여자 109세, 남자 105세'.

박 교수팀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전국의 100세 이상 노인 1653명을 대상으로 실제 나이를 확인한 결과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사는 최애기(109)할머니가 남녀를 통틀어 최고령자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둘째 고령자는 최 할머니보다 생일이 9개월 늦지만 같은 띠인 엄옥군(109.대전시 중구 산성동)할머니였다.

최 할머니의 주민등록상 출생일은 1895년 5월 10일로 엄 할머니(1894년 12월 20일)보다 늦다. 그러나 실제 출생일은 최 할머니(1895년 2월 18일)가 엄 할머니(1895년 11월 19일)보다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인 기억과 가족 진술, 개인 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박 교수팀은 밝혔다.

남자 최고령자는 105세인 이영수(1899년 2월 19일.전남 나주시 성북동) 할아버지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주민등록상 나이가 100살 이상인 1653명을 대상으로 태어난 띠와 자식 관계, 80대 후반의 자녀 유무, 시대 상황(3.1운동, 8.15, 6.25 등), 이웃의 증언, 건강상태 특성 등을 따져 실제 나이가 100살이 넘는 1296명을 추려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수 노인들은 ▶규칙적인 생활(식사.수면 등)▶육식.채식을 가리지 않는 음식 섭취▶긍정적인(낙천적인) 사고 등을 하고 있었다. 혈당이 정상이었고 B형 간염이 없으며 수시로 자투리 잠을 자고 가족(특히 며느리)의 봉양을 받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여자 장수자는 주부였고, 남자 장수자는 농사가 직업이었다.

박 교수는 "이번 조사는 호적.주민등록상의 나이가 아니라 현지 실사를 바탕으로 실제 나이를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행정기록상엔 1878년생 할머니도 살아 계신 것으로 돼 있지만 이 할머니의 실제 나이는 92세였다"고 말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장수자가 많기로 유명한 국내 일부 장수촌과 러시아의 카프카스 지방, 안데스산맥의 빌카밤바, 파키스탄의 훈자 지방 등도 부정확한 기록(호적 등)에 근거해 언론이 만든 장수 지역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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