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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주기 맞아 '개혁군주' 재조명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1800년 음력 6월 28일. 조선 제 22대 임금 정조(正祖)의 기일(忌日)이다.

올해 오늘은 꼭 2백번째 기일. 어린 시절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도하는 비극을 겪고, 재위 시절 당쟁의 틈바구니에서 제거 위협을 받았으면서도 조선후기 중흥기를 이룩한 개혁군주가 정조다.

재위 24년째인 경신년(1800년) 49세의 나이에 '등창' 으로 급작스럽게 승하하면서 좌절됐지만 그의 개혁작업은 조선후기 내부변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지금도 아쉬움을 사고 있다.

2백주기를 맞는 올해는 정조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더욱 다양하게 펼쳐진다. 정조사상연구회와 화성군청은 29일 오후 2시 '정조대왕 서거 2백주기 기념추모제' 를 연다.

용주사 효행교육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추모식에 이어 학술강연회와 용주사 유물공개, 정조가 묻힌 건릉에 봉심.헌화하는 순으로 이어진다.

학술강연회에서는 서울대 규장각 관장인 정옥자 교수와 서울대 한영우 교수가 정조의 생애와 업적을 강연할 예정. 또 부모은중경 목판.동판.석판과 친필 상량문, 단원 김홍도의 것으로 추정되는 산수화 병풍 4쪽이 함께 공개된다.

정조가 개혁의 핵심사업으로 친히 건설한 화성이 있는 수원시에서는 10월 7일부터 1주일간 제 37회 수원화성문화제를 열어 정조가 부친을 모신 융릉행차와 모친인 혜경궁홍씨를 위해 마련한 회갑연을 재연한다.

학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규장각 관장인 정옥자 교수는 지난 5월 '정조의 수상록 일득록 연구' 를 냈고, 소장 국학자들의 연구모임인 '문헌과 해석' 은 지난달 ▶정조대의 한글 문헌▶정조대의 예술과 과학▶정조의 경학과 주자학▶정조대의 시문집 편찬의 4권을 내놨다.

또 정조의 개인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 가 올해안에 우리말로 모두 옮겨진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발행하는 국학전문잡지 '장서각' 제 3집은 '홍재전서와 정조대의 문화' 라는 특집호를 마련, ▶홍재전서의 편찬경위와 서지적 특성▶정조의 통치이념으로서의 주자학에 대한 재조명▶정조가 편찬한 시문집의 편찬경위에 대한 종합적 고찰 등 정조대에 꽃피웠던 학술과 출판문화에 대한 연구논문을 모았다.

정조가 세운 조선왕조 국립도서관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서울대의 규장각은 10월 중순 '정조, 그 시대와 문화' 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하며 간송미술관도 추계 정기 전시회를 정조와 관련해서 열 예정이다.

이번 주말엔 서울근교의 정조관련 유적지를 돌아보며 아이들과 살아있는 역사공부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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