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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히어로즈 가입금 해결되자 후다닥 ‘빅 세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프로야구 가입금을 완납한 히어로즈가 30일 전격적으로 후속 트레이드 3건을 발표했다.

히어로즈는 외야수 이택근(29)을 LG로, 왼손 투수 장원삼(26)과 이현승(26)을 각각 삼성과 두산으로 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두산과 LG의 서울연고권 보상금, SK의 연고지 분할 보상금 문제를 일괄 타결한 뒤 곧바로 이어진 발표다. 히어로즈 트레이드 사태는 이 3건으로 종결 짓는다는 게 KBO의 방침이다. 그러나 향후 전력 보강이 시급한 다른 구단들이 트레이드를 요구할 수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간판스타 죄다 내줬다=히어로즈는 18일 LG와 이미 합의했던 대로 현금 25억원과 2군 선수 2명을 받고 이택근을 보낸다고 발표했다. 이어 삼성에 장원삼을 보내고 그 대가로 선수 2명에 현금 20억원을 받는다. 또 두산으로부터 현금 10억원과 왼손 투수 금민철(23)을 받고, 왼손 투수 이현승을 내주기로 했다.

히어로즈는 왼손 에이스 2명과 주축 타자 1명을 내주고 현금 55억원을 거둬 들였다. 이는 1년간 약 110억원대의 구단 운영비가 들어간다는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비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장원삼을 영입하려다 타 구단 반발에 부딪혀 이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장원삼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엔 현금 30억원+선수 1명이었으나 이번엔 선수를 한 명 더 늘리고 금액을 20억원으로 줄였다.

두산은 다소 놀랄 만한 카드를 꺼냈다. 히어로즈로부터 왼손 투수 이현승을 받고 금민철을 내주는 트레이드다. 금민철은 지난 포스트시즌 3경기에 나와서 2승에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는 등 내년 시즌 활약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두산은 이와 관련해 “이택근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고 프로야구 전체가 무너진다는 우려가 있었지 않나. 아무래도 실제적인 카드 교환을 통해 전력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놓고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진통 끝에 가입금 일괄 타결=논란이 일었던 가입금 문제는 이날 일단락지어졌다. LG와 두산이 히어로즈의 총가입금 120억원 가운데 27억원씩을 받게 된다. 서울 연고지 분할 대가다. 또 SK도 20억원을 받는다. 과거 현대(히어로즈의 전신)가 수원 연고를 쓰면서 현재 인천을 쓰고 있는 SK의 연고권을 침해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서다. 대신 LG와 두산이 5억원씩, SK가 4억원을 야구발전기금 명목으로 KBO에 납입하기로 했다. 따라서 실제 구단들의 몫은 서울 두 구단이 각 22억원, SK가 16억원이다.

히어로즈는 지난 11일 가입금 4차 납부분 36억원 가운데 15억원을 LG에 납입하고 이어 두산에도 같은 금액을 준 뒤 KBO에 남은 6억원을 입금했다. 그리고 “가입금 완납”을 선언했다. 그러나 유영구 KBO 총재는 21일 이사간담회에서 “36억원 전액이 KBO로 입금돼야 한다”며 히어로즈의 가입금 완납 주장과 트레이드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가입금 문제는 30일 모두 정리됐다. 두산과 LG가 히어로즈로부터 임의로 받았던 15억원씩을 KBO 계좌로 다시 보내고, KBO는 다시 3개 구단에 보상금을 지급한 다음에 구단들이 또 기금을 내놓아야 하는, 다소 번거로운 절차만 남았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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