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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명창 유창씨 '송서 삼설기' 음반 선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아직도 지방에선 신문기사를 구성진 우리 가락에 실어 읽는 할아버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당이나 사랑채에서 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대학.논어 등 고문(古文)을 소리 내어 읽는 송서(誦書)의 전통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제사에서 축문(祝文)을 읊조리는 것도 넓은 의미의 송서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벽부' '출사표' '어부사' '삼설기' 등의 송서에 대해 국악계에서는 가곡.가사.시조.잡가(민요) 등 성악 장르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낮춰보는 경향이 많았다.

경기명창 유창(柳唱.본명 유의호.41)씨가 '삼설기(三說記)' 를 음악적.학술적으로 접근한 '삼설기 연구' (개마서원 펴냄)를 엮어내면서 스승 묵계월(79)명창의 장구 반주에 맞춰 이를 녹음한 음반도 함께 선보였다.

이 책에는 권오성(한양대 한국음악과).이윤석(연세대 국문학과)교수와 박재희(운현궁 관장)씨가 '삼설기' 를 각각 음악.문학.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논문과 함께 묵계월 명창의 '삼설기' 구술본을 실었다.

권오성 교수는 "삼설기는 경기민요처럼 흥겨운 소리는 아니지만 우렁차면서도 섬세한 맛이 있다" 며 "점잖고 의젓하며 구성지면서도 애잔한 맛이 있어 옛 선비의 풍모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음악적 유산" 이라고 말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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