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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풋백옵션 17곳서 유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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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우건설에 대해 풋백 옵션을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FI) 18곳 중 17곳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한 권리 행사를 한 달간 하지 않기로 했다. 금호그룹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18곳 중 한 곳만이 15일 대우건설 풋백 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본지 12월 15일자 e8면>

이번 풋백 옵션은 2006년 대우건설 주식을 1주당 2만6262원에 매입한 금융기업·사모펀드(PEF)·특수목적회사(SPC) 등 투자자들이 금호그룹에 주당 평균 3만1500원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금호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투자자들로부터 3조5344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이들과 풋백 옵션 계약을 했다. 당초 15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행사할 수 있었지만 금호는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풋백 옵션 행사일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금 지급은 옵션 행사 연장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내년 6월에 이뤄질 계획이다.

풋백 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대호인수는 14곳의 투자자가 대우건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투자 원금은 1000억원으로 구체적인 옵션 행사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대호인수가 18개 재무적 투자자와의 옵션 행사 평균가로 추정되는 3만1500원에 행사했다고 가정하면 금호 측은 약 2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대호인수 설립에 참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간적 문제로 14곳의 투자자로부터 모두 동의를 구하지 못해 대우건설 주식에 대해 풋백 옵션을 행사한 것”이라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호 관계자는 “투자 원금이 1000억원으로 약 200억원을 추가 부담하는데 이는 복리 기준으로 지난 3년간 이자 수준”이라며 “옵션 대금 지급일은 예정대로 내년 6월이라 당장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금호는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중 미리 한 곳으로 압축해 협상을 진행할지, 본계약 때 일괄적으로 매각 대상자와 계약을 할지는 이번 주 중 결정할 예정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6일 “대우건설 매각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안 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를 분석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을 통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호그룹에서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문제라 ‘잘 된다’ ‘안 된다’를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강병철·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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