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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감독 우위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영웅본색' (86년) '첩혈쌍웅' (89년) '첩혈가두' (90년) '첩혈속집' (92년) 등으로 이른바 '홍콩 누아르' 라는 장르를 만들면서 액션 감독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우위썬 감독. 이번 영화는 그가 93년 할리우드로 건너간 이후 넷째로 내놓은 작품이다.

장 클로드 반담 주연의 '하드 타겟' 을 시작으로 '브로큰 애로우' , 니콜러스 케이지와 존 트래볼터의 '페이스 오프' 로 상승 곡선을 달려온 그는 '미션 임파서블 2' 로 할리우드에서의 작업에 정점을 찍은 듯 "앞으로는 액션이 아닌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 이제 할리우드에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홍콩과 할리우드에서의 작업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할리우드에서는 회의가 너무 잦다. 한 작품을 하기위해서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 계속 회의만 한다. 스토리에서부터 예산.캐스팅 등에 이르기까지 회의의 연속이다.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다보면 지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반면 홍콩에서는 내가 제작사에 이러이러하게 만들겠다고 한 두번만 얘기하면 그만이었다. 그렇지만 할리우드는 홍콩보다 훨씬 프로페셔널하다. 영화를 대하는 태도도 열정적이고 마인드도 아주 개방적이다.

그런만큼 재능만 있으면 마음껏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다. 홍콩에서는 액션이나 코미디 영화 외에는 다른 장르를 만들 기회가 거의 없기때문에 감독으로서는 제한을 많이 받은 편이었다."

- 당신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저우런파(周潤發)와 톰 크루즈를 비교한다면.

"옆에 앉아 있으니까 말인데 톰 크루즈가 좀 더 섹시하다(웃음). 두 사람 모두 연기파다. 특히 저우룬파는 아주 섬세한 연기자다. 두 사람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연기를 한다. 그래서 사실적인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

(톰 크루즈는 "우위썬 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전부터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당연히 저우런파의 팬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에는 비디오나 LD 등을 통해 우위썬 감독의 홍콩영화가 들어와 있었고 우리는 '영웅본색' 이나 '첩혈가두' 같은 그의 영화들을 보면서 열광했다.

우위썬 감독이 미국의 신세대 감독과 관객들에게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매트릭스' 가 미국에서 개봉될 때의 일이다. 주인공이 액션 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이 '존 우!존 우!' 라고 외쳤다. 우위썬의 인기는 그 정도다.

'매트릭스' 도 사실 우위썬 감독에게 바치는 오마주(존경의 표시)였다. 그래서 나는 우위썬과 작업하기를 학수고대했고 이번 공동 작업은 결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경험이 됐다. " 고 옆에서 거들었다.)

- 당신 영화에서 여성은 늘 왜소하게 그려진다.

"내 영화가 대부분 남성영화인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여자 주인공이 늘 나약하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톰 크루즈의 상대역인 탠디 뉴턴은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할리우드는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예를 들면 '쉘부르의 우산' 이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에 못지 않은 뮤지컬도 만들고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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