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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눈빛 달라진 대한항공 천적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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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충격 요법을 쓴 대한항공이 3강 라이벌 중 한 팀인 현대캐피탈을 잡았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오른쪽 공격수 김학민의 서브 모습. [인천=뉴시스]

시즌 중 감독 교체를 단행한 대한항공이 거함 현대캐피탈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09~2010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1라운드 승리 이후 현대캐피탈전 7연패의 사슬도 함께 끊었다. 대한항공은 3위 현대캐피탈을 1승 차로 추격하면서 중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전 “대한항공은 하필 우리랑 대결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해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시켰나. 우리도 힘들어 죽겠는데”라며 한 가닥 불안감을 드러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승부처마다 실책으로 자멸했던 대한항공은 이날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 매 세트 2점 차 접전을 이겨냈다. 진준택 감독이 2선으로 물러나는 충격 요법 이후 달라진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의 결실이었다.

1세트에서 대한항공은 22-20으로 앞서다 상대 윤봉우(10점)와 앤더슨(18점)의 연속 공격을 막지 못해 23-24 세트포인트를 허용했다. 분위기상 1세트를 내줄 상황, 그러나 대한항공은 듀스로 끌고가 접전을 펼쳤다. 30-31에서 장광균(9점)이 왼쪽 강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진상헌(11점)이 하경민과의 네트 접전에서 영리하게 터치 아웃을 유도해 역전시켰다. 이어 상대 박철우(10점)의 오픈 공격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33-31로 1세트를 이겼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18-22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이때 팀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이동현이 가운데에서 앤더슨의 후위 공격을, 김학민이 오른쪽에서 임시형의 스파이크를, 장광균이 왼쪽에서 박철우의 오픈 공격을 연달아 막아냈다. 이어 김학민의 강타로 순식간에 22-22 동점을 만들었다. 27-26에서 상대 앤더슨의 공격 범실로 2세트까지 따냈다.

대한항공은 3세트 6-4에서 김학민이 연속 백어택과 한 박자 빠른 오픈 강타로 12-5까지 여유 있게 달아났다. 3세트 후반 상대 블로킹 득점을 3개나 허용하면서 23-22 한 점 차까지 쫓겼으나 장광균의 스파이크로 한숨 돌렸고 24-23에서 진상헌이 박철우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아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대행은 승리 후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위기 때 집중력을 발휘했고 현대전 대비책을 선수들이 잘 수행했다. 센터 진상헌의 공격력을 강화시킨 것이 적중했고 2세트 몸이 무거워진 밀류셰프 대신 기용한 김학민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인천=한용섭 기자

◆전적(13일)

대한항공(6승5패) 3 - 0 현대캐피탈(7승4패)
우리캐피탈(2승9패) 3 - 2 신협상무(1승 10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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