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총리임명동의 절차]

중앙일보

입력 200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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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한동'(李漢東)' 총리지명자는 23일 청와대에서 총리서리 임명장을 받는다. 그가 '서리' 꼬리표를 떼기 위해선 두 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오는 30일 발효하는 개정 국회법에서 고위공직자의 임명동의를 심사하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총리 후보의 도덕성과 정견.정책은 물론 재산형성 과정을 집중 점검하게 된다.

이를 위해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 3당은 24일부터 인사청문회법 제정에 들어간다. 다음달 8일까지 법이 제정되지 못할 경우 특별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하도록 하자는 게 여야의 합의다.

그러나 여야는 특위를 통한 청문회의 경우 별도의 총무회담에서 기간.절차를 논의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청문회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국회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된다. 일반 안건과 마찬가지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동의로 가부(可否)가 결정된다.

민주당(1백19석)과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무소속 정몽준 의원, 李총리지명자를 배출한 자민련(17석)이 찬성하면 딱 과반수(1백37석)다. 한나라당(1백33석)의 이탈표가 없으면 박빙의 표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그 사이에 서리 시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은 김종필(金鍾泌.JP)전임 총리도 1백67일간 서리로 지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야권은 '서리는 위헌' 이라고 맞선다.

서리는 ▶대통령 권한 대행권▶부서권▶국무회의 심의권 등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 대부분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무위원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갖지 못한다. 국가 서열 5위임을 나타내는 '1005' 번 관용차 사용은 물론 삼청동 공관에도 입주하지 못한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총무는 "서리체제는 헌법상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형식적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 며 "서리 임명에 대한 위헌소송을 검토하겠다" 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1998년 "JP 국무총리 서리임명은 위헌" 이라며 한나라당이 낸 소송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이 아닌 국회가 소송을 내야 한다" 며 각하, 판단을 유보했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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