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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국내 SOC 참여 열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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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덴마크 물류회사인 머스크 등 주한유럽연합상의(EUCCK)소속 10여개 회원사들은 지난 2월 부산.광양만의 항구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컨테이너공단 관계자들을 서울로 초청했다.

2011년 완공예정인 광양만의 신항에 외국기업의 투자 참여와 수익성 등을 묻기 위한 것. 이 설명회에는 주한 영국.네덜란드 대사관 관계자도 참석했다.

공단 기획실 박순출 부장은 "당초 외국인들이 숙박시설.회의장이 들어가는 배후부지 개발에만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항만시설 투자도 묻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고 말했다.

외국기업들이 최근 국내 사회간접자본(SOC)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SOC는 투자 규모가 크고 이익회수 기간도 길어 자본력이 있는 외국기업조차 선뜻 나서기 힘들어 했던 분야.

그러나 지방지치단체들이 SOC 투자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한국 업체가 여력이 없는 분야에 외국업체들이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인천신공항의 경우 이미 미국.유럽계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거나 사업을 따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철도청이 주관하는 인천신공항 철도에는 미국의 벡텔사와 프랑스의 알스톰사가 투자 협상 중이다.

알스톰사는 국내 파트너인 현대와 2억달러의 투자의향서(MOU)를 체결했다.

신공항 연계 사업인 인천 제2연육교도 캐나다 아그라사가 지난 2월 자금 조달과 사업계획 등이 담긴 제안서를 냈다.

유럽연합(EU)기업들은 인천신공항에 자체 물류창고를 갖기 위해 헤스케 주한EU대사가 직접 공단측을 설득했고 통상보고서 등을 통해 유럽업체의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상업시설에 대한 외국인의 경쟁도 뜨겁다.

면세점의 경우 세계 최대 면세업체인 세어 릴레이션사를 비롯 미쓰비씨상사.DFS벤처싱가포르 등 5~6개의 외국 면세점 메이저들이 경합 중이다.

기획예산처 제도관리과 김정민 사무관은 "지정학상 새로 생겨나는 국내 항만.공항이 동아시아의 항공거점(Hub)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자 외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경전철 사업도 외국 기업의 관심 분야다.

일본의 산세이(三正)사는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경전철 사업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이행각서를 체결했다.

프랑스 마트라사와 보이그사 등은 용인.하남.부산 등 경전철 사업에 착수했거나 계획중인 지자체와 접촉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하수처리장 건설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 비벤디사는 한국 진출을 위해 최근 지사를 설립했다.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마산~창원간 마창대교 건설공사에 프랑스의 SGE, 싱가폴의 AIDEC사 등이 현개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계획서를 냈다.

북한과 미국간 긴장 완화에 따라 외국계 기업의 대북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 등 북한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하는 미국계 기업이 늘어나는 등 북한내 SOC 사업 진출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주한미상의 관계자는 "미국 기업의 방북이 허용되면 미국계 건설사와 전력회사 등이 가장 먼저 방북 길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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