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 시절 자녀 넷 낳은 M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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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사이에는 자녀가 네 명이다. 딸이 셋이고, 막내가 아들이다. 1971년생인 큰딸 주연씨부터 세 자매는 모두 두 살 터울이고, 아들 시형씨만 바로 위 누나 수연씨와 세 살 차이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같은 산아제한 구호들이 넘쳐나던 70년대였지만 아이를 넷이나 낳았다.

이 대통령이 네 남매를 낳고 기를 때의 경험과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요즘의 출산 문화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25일 대통령 소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 주최로 열린 ‘제1차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에서다.

우선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앞서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는) 이 과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만은 틀림없다”며 “특히 국가의 미래를 볼 때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국정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계는 아이를 낳으면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 나라에서 맡아서 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 생각인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또 다른 정책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의 저출산 상황은 과거의 (정책) 속도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만큼 관계부처와 이해당사자들이 난상토론을 벌여 결론을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평가와 당부 끝에 이 대통령은 “저는 아이가 넷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얘기를 좀 할 수 있다”며 웃으며 경험담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아이를 세 번째 낳을 때는 의료보험도 해당이 되지 않았다”며 “정부의 저출산 정책 때문에 둘 이상 낳으면 의료보험 혜택도 못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아이를 서넛 데리고 어디 나가면 전부 쳐다봤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많이 낳아 다니느냐’(는 눈초리였다)…”라고도 덧붙였다.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자 이 대통령은 “나는 선견지명이 있어 이런 일(심각한 저출산 시대의 도래)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자녀를 많이) 낳았다”고 농담도 했다.

이날 미래기획위는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손자·손녀를 6명 둔 ‘할아버지’로서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그는 “내 손자·손녀를 보니 컴퓨터도 잘 만지고 전자기기도 잘 만들더라.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 빠르다는 걸 고려해 취학연령을 잘 정하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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