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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거장들 숨결을 느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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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아라리오 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현대미술계 거장들 대표작 20여 점이 선을 보인다. 마크 퀸의 ‘셀프’(2001), 네오 라흐, 지그마 폴케의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2002) 등. 전시회는 내년 1월 20일까지 계속된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1989년 야우리백화점 5층에서 아라리오 화랑으로 시작됐다. 화랑 운영과 동시에 인근 신부동 대지를 조각품으로 어우러진 새로운 예술 공간 ‘아라리오 스몰 시티’(Arario Small City)를 만들었다. 그 뒤엔 김창일 (주)아라리오 회장, ‘씨 킴’이 있었다. “천안이라는 작은 지방 도시에서 차별화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를 무기로 삼아야 한다.” 씨 킴은 김 회장의 예술작품 컬렉터와 전업작가로서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2002년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기존 건물을 부수고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독특한 모던풍 외양의 갤러리 건물을 준공했다. 전시실 총 면적 2970㎡(900평),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 갤러리가 탄생했다. 현재 국내에서 세계 현대미술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부각돼 ‘천안의 자랑’으로 떠올랐다.

씨 킴은 2004년부터 독일·영국·미국의 저명한 미술잡지인 모노폴, 아트 리뷰, 아트 뉴스지 등에 영향력 있는 세계 미술계 인사로 매년 한국인으론 유일하게 이름이 오르고 있다.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는 천안 이외에 서울·베이징·뉴욕에 갤러리를 갖고 있다.

1. 키스 해링 ‘Untitled’ (1982, enamel and dayglo<형광잉크> on metal, 230x183cm)
2. 네오 라흐 ‘물(Wasser)’ (2004, oil on canvas, 210x300cm)
3. 마크 퀸 ‘Self’ (2001, blood<작가 본인>, 투명아크릴유리 냉동장치, 205x65x65cm)

아라리오 갤러리는 국내선 만나보기 어려웠던 키스 해링과 안젤름 키퍼의 전시를 시작으로 데미언 허스트, 마크 퀸, 트레이시 에민, 지그마 폴케, 조나단 메세, 네오 라흐, 요르그 임멘도르프 등과 같이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작가들의 작품과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들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아라리오 갤러리 앞 푸른 조각 광장에는 89년 개관 시 설치된 아르망의 20m에 달하는 조각을 비롯해 키스 해링, 로버트 인디아나, 데미안 허스트, 왕광이 등 현대 작가들의 대형 조각들이 자리잡았다.

아라리오 서울 전시회에는 네오 라흐, 앤디 워홀, 트레이시 에민, 지그마 폴케 등의 15점 작품이 전시된다. 이영주 큐레이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미술관서도 만나보기 어려운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관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매주 토·일 오후 2시,4시 작품 설명.▶문의= 041-551-5100.

조한필 기자

지그마 폴케 (Sigmar Polke·68·독일)

“오직 회화를 위한 시간만이 존재한다(There is no time, only for painting).”그는 회화라는 장르 속에 뿌리를 둔 채, 분열과 통합, 자본주의와 상업문화의 빠른 보급, 매스 미디어에 의한 가상 이미지와 세계의 등장과 확산 등의 요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용해시켜 작품 속에 넣는다. 시대 흐름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그것에 휩쓸려 가지도 않는 그. 바로 여기에 폴케의 위대성이 있고, 그가 현대의 젊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키스 해링 (Keith Haring·1958~90·영국)

기어가는 아기, 춤추는 사람, 짓는 개, 피라미드, TV 수상기 그리고 비행접시 등 해링의 이미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상형문자다. 우리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해링의 작품으로서 인식하는 한편, 그의 페르소나와 작품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 더욱 심층적으로 해독하게 된다. 장난기 어린 해링의 이미지는 도시라는 문맥을 통해 바라보면 보다 깊은 문화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인종간의 문제, 성적 자유, 에이즈 문제 그리고 사회 정의 등은 헤링의 작업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주제다. 그가 남긴 끊임없는 인간 형상의 모자이크는 그러한 주제들이 문화적으로 인식되어야 함을 알린다.

네오 라흐 (Neo Rauch·49·독일)

네오 라흐는 1970,80년대와 현재 미술의 사조를 연결하는 관절 같은 존재다. yGa의 대표적 회화작가인 그는 불협화음적인 스펙트럼 속에서 이야기의 외피에 신비스러운 것을 스며들어가게 하는 그림 구조와 회화 전통을 대변한다. 그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분명한 것과 유별난 것, 이름붙일 수 있는 것과 불가사의한 것을 불협화음적인 통일체로 결합시킨다. 그리고 그걸 오래도록 영향을 주는 기억으로서 그림에 대한 관찰자의 기억에 넘겨준다. 

마크 퀸 (Marc Quinn·45·영국)

자신의 몸을 캐스팅하고 또한 자신의 피를 직접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그는 91년 첫 ‘Self’를 제작했다. 약 4의 피(인간 몸 속에 들어있는 전체 피의 양과 거의 동일)를 뽑아 제작한 이 작품은 냉동 장비에 의해서만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작가 육체의 순간적 현존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자화상’으로 97년 첫 전시되었을 때 미술계에 큰 충격을 줬다.

‘You take my breath away’는 육체가 지닌 인간 정신의 표현력을 탐구한다. 고통받는 순교자와 같은 표정을 담고 있는 이 작품 작가의 육체적 현존이 각인돼 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그는 육체적 현존 자체의 중요성 보다는 육체라는 인간의 물리적 측면과 그가 지닌 정신적 측면 둘 사이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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