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과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 남아있는 반군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14일부터 대규모 공격을 시작한 러군은 15일 그로즈니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동부 변두리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반군들은 폐허가 된 시가지와 지하벙커에 숨어 극렬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체첸 반군의 고위급 지휘자인 레키 이슬라모프는 이날 AP통신과의 통화에서 "러 지상군은 그로즈니 진입을 위해 이틀간 여섯차례 공격을 가해 왔으나 우리는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고 밝혔다.
이슬라모프는 이 과정에서 "러군 1백11명이 사망했으며 18명을 포로로 잡았다" 고 주장했다. 이슬라모프는 또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지난 10일간 민간인 86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현재 그로즈니에는 민간인 4만여명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군에 완전히 포위돼 식량 등 보급물자를 그로즈니에 반입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레니 마니로프 러군 참모총장은 "내년 2월말까지는 체첸의 반군들을 모두 제압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적어도 수일내에 그로즈니를 장악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체첸의 60%를 장악했으며 지난 2~3개월동안 1만2천~1만5천명 가량의 반군을 체첸 밖으로 몰아냈다" 고 주장했다.
한편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러와의 협상을 전격 제안했으나 러는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3개월간 계속돼온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러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 밝혔으나 러 크렘린궁 대변인은 즉각 "체첸독립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며 체첸에 대한 총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모스크바 AP〓본사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