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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더 이상의 속편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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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스타워즈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릴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첨단 기술이 빚어낸 웅장한 전투 장면을 담는 등 전편을 능가하는 스케일을 선보인다.

영화 감독 조지 루카스(61)는 '무굴(mogul)'로 통한다. 16∼18세기 인도를 통치했던 이슬람 왕조인 무굴 제국의 통치자를 가리키는 무굴은 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물을 일컫는 말. 개인 재산 30억 달러(약3조원)에 할리우드 최고 부호(2001년 경제전문지 '포브스' 추정)로 꼽히는 그가 미국 영화산업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한 표현이다.

오늘의 루카스를 만든 작품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 시리즈. 1977년 '새로운 희망'(에피소드 4)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 동안 미국, 나아가 전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은 그가 '시스의 복수'(에피소드 3)를 선보이며 '현대판 SF고전' 6부작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시리즈 전체를 역대 미국 흥행작 앞머리에 올려놓았고, 또 그 성공에 힘있어 거대 스튜디오에 버금가는 '스크린 제국'을 건설해왔다.

루카스는 e-메일 인터뷰에서 "드디어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전편의 조각들이 맞추어지고, 연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의 젊음을 송두리째 바친 시리즈에 대한 애증을 나타내듯 "내 머리에 총을 들이댄다 해도 더 이상의 속편은 없다"고 단언했다. 신화가 없이 건설된 '젊은 나라' 미국에 선과 악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동.서양 문화가 혼합된 '우주 팬터지'를 선물해온 그는 "앞으론 블록버스터 대신 초기작인 'THX 1138' (1971), '아메리칸 그래피티'(1973) 같은 작은 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의 복수'는 액션.영상.특수효과.사운드 등에서 전편들을 능가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본 '도그마'의 괴짜 감독 케빈 스미스는 "단순하면서도 경이로운 영화"라고 평가했다. 루카스 자신도 "최선을 다했고, 원했던 바를 모두 표현했다"고 말했다.

'시스의 복수'는 주인공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천)가 공화국 의장 팰퍼타인(이안 맥디아디드)의 유혹에 빠져 악의 분신인 다스 베이더로 추락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시리즈 첫 편 '새로운 희망'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루카스는 "처음 3부작(에피소드 4, 5, 6)을 완성하고, 그 이전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 속편(정확히 표현하면 전편)을 만들었다"며 "이번 영화는 전작보다 훨씬 암울하고 비극적이며, 밝은 면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와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는 '타이타닉'이 만난 셈입니다. 아나킨은 아내 파드메(나탈리 포트만)의 생명과 제국의 권력자 팰퍼타인의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악의 세력에 굴복합니다. 아나킨의 정체는 이미 에피소드 4, 5, 6에서 밝혀졌고, 또 나중에 그의 아들 루크에 의해 구원을 받게 되지요.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눈물을 쏙 빼는 슬픈 영화가 될 겁니다."

외신들은 '시스의 복수'가 시리즈 최고의 액션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예고편과 9일 발매되는 OST에 첨가된 영상에서도 첨단 컴퓨터 기술이 빚어낸 웅장한 전투장면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영화 초반 불을 뿜으며 펼쳐지는 공화국과 분리주의자의 공중전 장면, 아나킨과 그의 스승인 오비완(이완 맥그리거)이 용암이 솟구치는 화산에서 광선검을 휘두르며 격돌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압권이다. 각기 모양이 다른 행성이 8개 등장하고, 특수효과 장면이 2300개('타이타닉''반지의 제왕' 은 600~1200개)에 이른다. 출연 배우도 65명. 컴퓨터로 만든 디지털 배우도 42명 나온다.

"71년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으니 정말 긴 세월을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하루 평균 9시간 집필에 매달렸어요. 중국.태국.호주.스위스.이탈리아 등을 돌아다니며 촬영했어요. 신작도 100% 디지털로 제작했듯, 향후 영화 판도는 디지털 기술에 좌우될 겁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TV 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어질 계획. 선과 악, 정(靜)과 동(動)의 균형을 가리키는 '포스(force)'가 무너진 사회의 비극을 다룬 '스타워즈'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래 전, 멀고도 먼 한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그 유명한 오프닝 자막과 함께…. 영화는 미국에서 19일, 한국에서 26일 개봉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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