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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온 나라 대마 숲' 추진

중앙일보

입력

"전군중적 운동으로 온나라를 대마숲으로 뒤덮자."

이는 지난 8월 25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사설의 제목이다. 이 사설은 "대마농사방침 관철을 위해 뛰고 또 뛰는 사람이 선군(先軍)시대 애국자이다. 한 사람이 열 포기, 백 포기를 심어 온 나라를 대마숲으로 뒤덮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24일 대마재배 현장 소식을 소개한 5건의 기사를 통해 "요즘 온 나라가 대마에 대한 이야기로 흥성거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대마를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하늘 같은 사랑과 은정의 정화"라고 묘사했다.

이렇듯 대마 재배가 북한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지난 6월 25일 노동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신품종 대마와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종자를 확보 중이라고 소개한 뒤 군중적인 대마 심기를 처음으로 촉구했다. 그 후 각종 매체는 대마의 유용성을 소개하며 재배를 장려해 왔다.

지난 25일 노동신문 사설은 '대마농사방침'을 현행 농업정책의 기둥을 이루고 있는 '감자농사혁명방침, '두벌농사(이모작)혁명방침' 등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대마심기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즉, 이 사설은 "당 조직은 감자농사혁명방침, 두벌농사방침과 함께 대마농사방침을 튼튼히 틀어쥐고 끝장을 볼 때까지 내밀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게다가 대마농사방침을 "선군시대와 우리혁명의 요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한 혁명적인 방침" 등으로 찬양한 뒤 "대마농사방침 결사관철은 성스러운 사업"이라고 강조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장려 이유에 대해서는 주민 생활에 필요한 천과 종이 부족 문제를 풀기 위한 것으로, 방직ㆍ종이ㆍ식료 등 여러 경공업 부문의 원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이와 함께 ▲종자 확보 ▲북한식 우량품종 개발 및 재배기술 연구 ▲세계적 수준의 대마가공기술 확보 ▲대마농사의 기계화 등을 과제로 제시한 뒤 협동농장은 물론 공장, 학교 등에서도 노는 땅을 물색, 대마를 심을 것을 촉구했다.

대마는 씨 기름을 식용이나 비누원료로, 깻묵을 가축먹이로, 섬유로는 천이나 천막을 짜거나 모기장ㆍ밧줄ㆍ마대 제조용으로 각각 사용하고 섬유를 벗긴 대는 종이원료로 쓰기 때문에 버릴 게 없는 작물이라는 게 북한 매체의 설명이다.

한편 남한에서는 대마초 제조에 사용될 수 있어 대마 재배가 법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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