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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방망이 기세등등 … 호랑이쇼 지켜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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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49) KIA 감독은 플레이오프 3, 4차전이 열린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잠실구장을 찾았다. 승부처마다 수첩을 꺼내 들고 메모를 했다. 수첩에 빼곡하게 들어선 상대의 전력. 조 감독의 마음속에는 자신감이 자리 잡은 듯했다.

“SK와 두산 모두 야수들이 평소보다 부진하다. 투수들은 100% 역할을 해주고 있다. 5차전까지 치른다면 좋겠는데…. 이제 KIA도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조 감독의 뜻대로 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펼쳐졌다.

KIA는 열심히 준비했다. 두 차례의 홍백전 결과가 만족스럽다. KIA는 8일 광주구장에서 첫 번째 홍백전을 치렀다. 에이스 윤석민과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 로페즈가 각각 5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11일 두 번째 홍백전에서는 구톰슨과 양현종이 각각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단기전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선발투수들이 건재하다. 조 감독의 자신감은 한층 높아졌다. 그는 “윤석민의 부상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통증이 없으니 다행이다. 다른 선발 요원들도 몸 상태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 조 감독에게는 두 번째 도전이다. 2003년 SK 사령탑을 맡았던 그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현대와의 혈투에서 3승4패로 밀렸다. 6년 만에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게 조 감독의 심정이다.

선수들에게도 굳이 정신력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12년 만의 한국시리즈행. ‘맏형’ 이종범부터 감회가 새롭다. 1993년과 97년 한국시리즈 MVP였던 이종범은 “12년 전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이 자리에 서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아쉬움이 이어졌던 시간들을 곱씹었다. 그사이 이종범은 차분해졌다. 그는 “정규시즌과는 다를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아야 한다. 팀 플레이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이종범에게 주어진 임무다.

정규시즌에서 KIA의 도약을 이끈 최희섭과 김상현도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최희섭은 “한국으로 돌아올 때의 목표가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나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들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복귀(2007년) 후 2년간 ‘한국인 최초 타자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구겼던 그는 올해 ‘타율 3할, 30홈런’을 기록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종 목표가 지금 눈앞에 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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