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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창업 '벤처'지정받은 조덕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환갑을 넘긴 나이에 30여년간 다니던 철공소를 그만두고 회사를 차린 경남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덕원의 조덕규(趙德奎.63)대표.

덕원은 趙씨가 의장 및 실용특허를 받은 '조립식 낙석방지책' '축사용 골조 이음매' 등 9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조립식 낙석방지책은 지난달 16일 건설교통부로부터 '신기술' 로 인정받을 정도로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다.

지난 4월엔 경남지방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던 이 회사는 비록 종업원은 5명에 불과하지만 올 매출목표는 2억여원.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부산지방국토관리청.경남도로부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10배쯤 늘어난 20여억원으로 잡고 있다.

기존 낙석방지책은 돌이 굴러떨어진 후 보수하려면 쇠기둥을 절단해야 했으나 조립식 낙석방지책은 이음매를 풀고 쇠기둥만 갈아끼우면 된다.

따라서 보수비용과 공사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어 도로공사를 맡은 기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철공소 직원으로 있으면서 쇠기둥으로 공장을 짓거나 가축용 축사를 짓는 일을 주로 해왔던 趙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IMF로 일감이 줄어 월급 받기가 미안해진 98년 초.

"마냥 앉아서 눈치를 보는 것보다 내 사업을 찾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趙씨는 그동안 공장이나 축사를 보수하면서 녹슨 쇠기둥을 잘라내지 않고 갈아끼우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즉 콘크리트 옹벽에 쇠기둥을 심는 기존방법 대신 이음매를 심고 쇠기둥을 이음매와 연결하는 방법이었다.

이 과정에서 윤정배(尹正培.건축학)교수 등 경상대 공대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 의장특허를 얻어내고 지난해 8월 회사를 설립한 것.

"손자 볼 나이에 쓸데없는 일 벌인다는 핀잔도 들었지만 한평생 축적한 경험을 이용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보람될 뿐입니다. "

진주〓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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