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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습생 신화' 임중용, 신감독 영정앞 오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감독님이 지금도 옆에 계신 것 같아요. " 지난 12일 급성 백혈병에 의한 뇌출혈로 마흔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프로축구 부산 고 신윤기 감독대행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시 두구동 영락공원 영안실. 빈소를 지키는 선수들은 눈물을 감추려 애썼지만 유난히 정이 많은 안정환과 마니치는 끝내 눈물을 떨궜다.

그러나 임중용 (24) 만큼 신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은 선수는 드물다. 임은 신감독이 한일생명 감독으로 있을 때부터 아들처럼 아끼던 선수였다.

화려한 선수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던 신감독은 타고난 성실함을 바탕으로 묵묵히 축구공과 씨름하던 임중용을 눈여겨 보다 지난해말 한일생명이 해체되자 부산 2군 연습생으로 추천했다.

임은 올해 봄철 실업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1군으로 발탁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몸이 부서져라 뛴 임은 불과 두어달 만에 부산에 없어서는 안될 주전 선수로 '무명신화' 를 일궈냈다.

"감독님은 과묵한 편이지만 속정이 깊어 선수들을 정말 사랑하셨어요. 나쁜 얘기, 안 좋은 일을 속으로 삭이시다 보니 병이 깊어진 거죠. " 임중용은 하늘에서 자신을 지켜볼 스승을 위해서라도 더욱 성실하고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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