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전격출동' 표절의혹

중앙일보

입력 1999.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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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SBS 오락프로 '기쁜 우리 토요일' 이 표절 의혹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 프로가 지난달 13일 신설한 '비상 지누션의 전격 출동'. 이날 프로에선 한자 고사성어 '대기만성 (大器晩成)' 중 두 번째 글자인 '기 (器)' 자만 비워놓고 길로 나갔다.

그리고 지누션 멤버 중 한 사람이 누군가를 지목하고 지목받은 사람이 '기 (器)' 자를 써넣으면 상대방이 벌칙을 받고, 못쓰면 지목한 사람이 벌을 받는 코너.

그런데 이는 지난해 TV아사히가 방영한 '백만엔 쟁탈 행운의 서포트' 의 한 코너와 거의 흡사한 내용. 일본 TV에서도 인기 가수 두 명이 세글자의 한자어 중 가운데 글자를 비워놓고 여기에 맞는 한자를 써넣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역시 한 사람이 누군가를 지목해 그 사람이 맞추는지 여부에 따라 벌을 받는다.

한국 프로에선 벌칙이 나무에 매달리는 것이고 일본에선 얼굴을 케이크에다 묻는 등의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개방식이 흡사하다.

'기쁜 우리 토요일' 은 예전부터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 코너가 일본 TBS '학교에 가자' 의 '미성년의 주장' 이라는 코너를 베꼈다는 의혹을 받는 등 표절시비를 일으켜온 프로.

그러나 '…전격 출동' 은 MBC드라마 '청춘' 표절 파문이 터진 직후 신설된 코너여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한 방송사의 고위 간부는 "방송위의 표절 징계 이후 방송계에 모처럼 표절을 근절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면서 "그러나 한 방송사라도 표절을 계속한다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갈 것" 이라고 우려했다.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측도 "이 프로 이외에도 '특명 아빠의 도전'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등 SBS의 여러 표절 의혹 프로들의 일본 테이프를 입수, 정밀 분석해 방송위원회에 고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YMCA측은 "남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은 분명히 지탄받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 '청춘' 의 경우 징계수위 결정에 있어 외주제작 프로인데다 관행처럼 지속돼온 표절의 첫 사례라는 점을 참작했었다" 면서 "그러나 앞으로 표절이 적발될 경우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것" 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SBS측은 '…전격 출동' 의 표절 의혹에 대해 "일본 프로와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고사성어를 문제로 낸 것이고 일본은 그냥 한자 단어를 묻는 등 차이가 크고, 정부가 강조한 한자교육 차원에서 새로 마련한 것일 뿐 표절은 아니다" 고 주장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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