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면 더 재밌다] 28. 어, 검도는 안 보이네?

중앙일보

입력 2004.08.13 18:10

업데이트 2004.08.14 08:15

지면보기

종합 08면

펜싱과 검도는 둘 다 칼을 쓰는 운동이다. 그런데 펜싱만 올림픽 종목이고 검도는 아니다. 왜일까.

이유는 종주국 격인 일본이 원치 않아서다. 현재 국제검도연맹(IKF)에는 44개국이 등록돼 있다. 유럽과 남미 쪽으로 점점 보급도 확산돼간다. 물론 거기에 일본은 큰 역할을 했다. 1970년 연맹 창설 뒤 회장을 일본인이 돌아가면서 맡았고, 현 다케야쓰 요시미쓰 회장은 전일본검도협회장도 겸하고 있다.

이렇게 IKF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정작 검도의 올림픽 종목화는 꺼리고 있다. 주도권을 빼앗길까 우려해서다. 유도가 올림픽 종목이 되면서 일본의 주도력이 크게 떨어진 전례 때문이다.

일본은 70년 시작돼 3년마다 열리는 세계검도선수권대회 남녀 개인 및 단체 전종목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우승을 했다. 일본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려 승부가 뒤집힌 사례도 많았다. 입상자에게는 메달 대신 일본어가 적힌 상장을 준다. 이렇게 독점하고 있는 검도가 유도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런 일본의 폐쇄성을 성토하고 올림픽 종목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12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각국 대표들은 "검도가 지나치게 일본색이 짙고 일본의 독주가 너무 오래돼 폐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 전에 IKF가 국제경기단체연맹(GAISF)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케야쓰 회장은 "검도에는 일본의 독특한 문화가 담겨 있다. 섣부른 국제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직까지 기득권을 놓치기 싫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지난 7월 IKF는 여론에 떠밀려 GAISF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한검도회 서병윤 전무는 "10년 안에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전 세계 검도인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펜싱은 1896년 제1회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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