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박갑동씨 대담집 출간

중앙일보

입력 1999.01.05 00:00

지면보기

종합 39면

원로 정치인 이철승 (李哲承.77.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씨와 해방직후 남로당 지하총책을 맡아 월북했다가 58년 북한을 탈출했던 박갑동 (朴甲東.80.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 상임의장) 씨가 만나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눴다.

자신들의 젊은 날, 외세에 휩쓸려 극심한 좌우익의 대립을 빚었던 사연을 후세를 위해 남겨놓자는 취지에서였다.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우익과 좌익 대표주자의 과거 회상형 대화는 곧바로 '대한민국 이렇게 세웠다' (계명사.1만원) 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두 '현장주의자' 의 아픈 '해방전후사 인식' 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박씨는 "왜 우리는 국제정세에 그렇게 어두웠고 동포끼리 너그럽지 못했던가.

현실인식에 착오가 너무 많았다" 는 말로 좌익의 꿈과 절망을 전하고 있다.

이에 이씨는 "결과적으로 우리의 건국사는 좌우익의 대립만이 아니라 정반합적 통합이었다" 며 "정치생활 중 일관되게 주장했던 중도통합론의 의미는 오랜 세월을 건너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고 밝히고 있다.

책에는 우리 근대사의 현장에서 떠돌다가 묻혀버린 얘기들이 오랜 세월을 건너 모습을 드러낸다. 무자비한 좌우 충돌이 어디 그 시절로 끝났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 정치.사회의 자화상 같은 느낌이 씻어지지 않는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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