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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변학’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술떡·면도용 크림·빵·코르크·스티로폼의 공통점은? 정답은 모두 고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거품’이라는 것이다. 젤라틴은 고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점탄성’ 물질이다. 액체처럼 자유롭게 흐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고체처럼 단단하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고체·액체·기체 가운데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상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할 때에 비해 섞여 있을 경우 완전히 새로운 성질을 나타낸다.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물질을 만들어내 산업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두 가지 서로 다른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유변학(流變學·Rheology)이라고 한다. 그리스어로 흐른다는 뜻의 ‘리오(rheo)’에서 유래됐다.

최근 한국에 세계적인 유변학자들이 총 집결했다. 이들은 20, 21일 서울대 호암컨벤션센터에서 유변학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한국유변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생체 고분자 유변학의 거장인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의 데이비드 웨이츠 교수를 비롯해 미국·독일·일본·호주의 유변학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유변학회장을 맡고있는 KAIST 박오옥(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유변학은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 합성고분자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해왔다”면서 “최근에는 혈액의 움직임이나 인공장기의 설계에도 유변학 이론이 필요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닌 거품의 과학으로 치부되어온 유변학이 생명공학과 나노과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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