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봤습니다] 현대차 싼타페 더 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2009.08.21 02:03

업데이트 2009.08.2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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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잘 팔리는 차는 이유가 있다. 소수의 매니어를 위한 개성보다는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성능과 디자인이어야 한다. 가격도 적절해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출시 이후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꾸준히 1위를 지키는 싼타페는 잘 팔리는 차의 전형이다.

현대자동차는 2세대 싼타페가 2005년 11월 출시된 이후 3년7개월 만인 지난달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싼타페 ‘더 스타일’(사진)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지만 외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약간 달라지고 차체와 같은 색깔로 바뀐 게 눈에 띌 정도다. 여기에 안개등·후면 램프 등도 균형감 있게 손봤다. 겉모습의 변화가 적다는 것은 기존 디자인의 상품성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세대 싼타페가 5년 만에 모델이 완전히 바뀐 데 비해, 그 후 4년이 다 됐는데도 얼굴만 살짝 바뀐 것만 봐도 그렇다. 모험을 피한 셈이다.


반면 차의 심장부인 엔진과 변속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것만 보면 신차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기아 쏘렌토R에 먼저 적용된 2.0L, 2.2L의 디젤 R엔진과 자체 개발한 6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R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출력·토크 모두 15% 남짓 좋아졌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디젤 SUV는 출력보다 축을 돌리는 힘(토크)이 중요하다. R엔진은 토크 자체가 세졌을 뿐 아니라, 최고 토크가 나오는 엔진 회전 영역도 1800~2500rpm으로 기존 모델(2000rpm)보다 넓다. 정속으로 달리다 추월을 하거나, 언덕길을 올라갈 때, 급가속해야 할 때 등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운전 상황에서 힘이 충분해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다.

신형 엔진과 6단 변속기, 저마찰 타이어 등의 궁합을 맞춰 연비도 좋아졌다. 2.2L 모델의 공인 연비는 14.1㎞/L로 기존 모델(13.1㎞/L)보다 개선됐다. 400㎞ 남짓한 시승 구간에서 12.8㎞/L의 평균 연비가 나왔다. 정체 구간이 많고 급가속을 거듭한 것을 감안하면 좋은 수치다. 소음과 진동도 만족스러워 정속 주행 중 실내에서는 휘발유차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높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차의 엔진·변속기 기술은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유럽 수준을 따라잡았다. 초기 품질이 얼마나 가느냐 하는 내구성은 지켜볼 일이다.

현대차 특유의 다소 물렁물렁한 승차감이 불만인 운전자도 있겠지만, 전 트림(세부 모델)에 차체 자세제어장치를 기본 장착해 코너링이 불안하지 않다. 3500만원이 넘는 최고급 트림인데도 파노라마 선루프 등 인기 옵션이 빠진 것은 다소 아쉽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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