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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올 12만대 판매…작년보다 2배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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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 경(輕)승용차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대형은 물론 소형차조차 판매가 지난해의 25~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달리 경차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서 두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업계에 활로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중 승용차 판매실적은 45만4천7백대로 전년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대형 (배기량 2천㏄이상)이 지난해보다 70%나 떨어진 것을 비롯해 ▶중형 (1천5백㏄이상~2천㏄미만)은 61% ▶소형 (8백㏄이상~1천5백㏄미만) 은 75%가 각각 급감했다.

이에 반해 경승용차 (8백㏄미만)는 무려 12만7천5백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동기보다 두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판매된 전체 승용차중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를 넘어섰다. 경차가 4대중 1대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힘입어 승용차 등록대수중 경차 점유율도 지난해말 4.8%에서 6.2%(10월말 기준)로 1.4%포인트 높아졌다.

경승용차중 대우 마티즈의 경우 1~10월 판매실적은 6만8천9백6대로 전차종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현대 아토스 역시 전체에서 3위를 기록했다.

경차가 이같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보다 고객들이 불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구입.관리부담이 적은 차를 많이 찾는 데다 휘발유값이 많이 올랐고, 자동차 업계도 이같은 수요에 부응해 다양한 모델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차는 특소세가 면제될 뿐 아니라 등록세도 2%(다른 차는 5%)만 내면 되고 ▶1가구 2차량 중과세 면제 ▶고속도로통행료와 공영주차료 50% 할인 ▶종합보험료 10% 할인 등의 혜택이 있다.

경승용차 모델 다양화도 시장확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티코(91년 5월 출시)가 독점해 왔던 경승용차 시장에 지난해 9월 현대가 아토스를, 올 4월에 대우가 마티즈를 각각 새로 내놓았다.

더욱이 현대와 대우는 모델 다양화에 나서 아토스의 경우 최하 4백38만원짜리 2인승 밴부터 최고 8백20만원 (모든 선택사양 적용 가격)짜리 유로파까지, 마티즈도 4백38만원짜리 2인승 밴부터 9백86만원 (모든 선택사양 적용 가격) 짜리 디아트까지 잇따라 내놓아 소비자의 선택폭이 크게 확대됐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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