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완판녀’ 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은혜가 입고 나온 재킷 브랜드 좀 가르쳐주세요."

"김혜수가 걸치고 나온 액세서리, 어디꺼죠?"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완판녀' 열풍이 불고 있다. '완판녀'란 협찬받은 제품이 완전히 판매되는 인기 여자 연예인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완판녀가 입고 나왔던 옷이나 걸치고 나온 액세서리 등이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에서 방송되면 "어느 브랜드 상품이냐" "나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른다.

오프라인 의류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들은 'OOO가 입은 스타일' 'OOO 스타일 트레이닝복' '드라마 속 바로 그 목걸이' 등의 광고를 내걸어 완판녀를 따라하고 싶어하는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패션 아이콘 상징하는 젊은 여성 연예인 대세

완판녀의 대표 주자들은 20~30대 여성 연예인들이다. 평소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이들은 출연 방송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충분히 발휘해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탤런트 김남주는 '완판녀'의 원조격이다. MBC '내조의 여왕'에서 김남주가 극중 걸치고 나온 의상과 액세서리, 가방등은 프로그램 방영 내내 화제를 모았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문의 글이 쇄도했다.

가수 이효리도 대표적인 완판녀로 통한다. 방송에서 무심히 걸치고 나온 트레이닝복과 야구 모자가 온오프 의류매장에서 불티나게 팔릴 만큼 그녀는 패션의 선두주자다. 최근 유명 청바지 브랜드 '게스'의 새 모델로 낙점되는 등 광고 모델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여주인공 탤런트 한효주는 '3세대 완판녀'로 통하고 있다.

한효주가 극중 입고 나왔던 일본의 모 브랜드 블라우스와 티셔츠를 구하기 위해 젊은 여성들의 문의는 드라마가 지난 26일 끝 났지만 빗발치고 있고, 그녀가 착용한 가방과 운동화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 가수 황정음은 때아닌 '비키니 완판녀'가 됐다.

그녀가 방송 중 수영장에서 입었던 비키니는 일명 '황정음 비키니'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방송 전부터 미리 화제를 모으는 '내공 센' 완판녀도 있다.

이달 중순 방영 예정인 KBS 2TV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의 주인공 윤은혜가 그런 경우다.

첫 방송에 앞서 최근 언론에 촬영장 스틸컷이 공개되자 일찌감치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는 그녀의 스타일에 열광하는 글이 잇따랐다. "스타일이 매우 기대된다" "가방과 구두 브랜드를 알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막상 본방송이 시작되면 윤은혜 스타일이 더 인기를 끌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다.

1일 첫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스타일'에서 김혜수도 이른바 '엣지(edge)패션'으로 일찌감치 완판녀를 예약한 상태다. '모서리' '날카로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엣지(edge)'는 최근 패션업계에서 독특하고 개성있다는 표현을 할 때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극중 패션 잡지사 편집장으로서 완벽주의를 고집하는 여성으로 출연중인 김혜수는 고가의 명품 의상을 멋스럽게 걸치고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혜수가 입고 나온 의상과 액세서리를 알고 싶다"는 문의가 적지 않다.

◇ 중년 '완판녀'도 있다

20~30대 젊은 여성 연예인들만 완판녀 대열에 끼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스타일리쉬한 감각을 뽐내는 중년 여성 연예인도 완판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7년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세련된 감각을 뽐낸 김희애는 당시 중년 여성의 대표적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김희애가 쓰고 나온 고가의 선글라스는 유명 백화점에서 인기리에 팔렸고 김희애의 극중 휴대 전화 모델 역시 인기를 끌었다.

KBS 2TV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 출연한 장미희도 중년 완판녀다. 그녀가 극중 걸치고 나왔던 액세서리와 의상을 문의하는 중년 여성들의 문의가 잇따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엔 드라마가 '대박'나면 협찬 의상 매출도 함께 뛴다"며 "'완판녀' 인기에 이어 남성 연예인의 제품을 문의하는 남성 고객도 늘고 있어 조만간 '완판남' 열풍도 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완판녀 열풍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온오프라인 쇼핑몰들이 방송에 나온 그 제품이 아니라 유사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커뮤니티 사이트나 쇼핑몰 게시판에는 "연예인 이름만 보고 샀다가 '낚였다'" "과다 광고만 판치는 것 같다"는 불만의 목소리들이 올라오고 있다.

김진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